경쟁자 없는 동부하이텍 M&A, 관건은 ‘인수금액’

동부하이텍 (41,600원 ▲1,550 +3.87%) 인수전에 아이에이 (379원 ▲3 +0.80%)(IA)-에스크베리타스자산운용 컨소시엄이 단독입찰했다. 당초 한앤컴퍼니와 중국 반도체 파운드리업체 SMIC도 인수의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으나 결국 입찰 제안서를 내지 않았다.

예상과 달리 경쟁자 없는 ‘1대1’ 거래구도가 만들어진 셈이다. 통상 M&A 매물 단독입찰시 경쟁입찰보다는 인수가격이 낮게 형성되기 마련이다. 그러나 동부하이텍이 그룹 재무 구조조정 차원에서 나온 매물인 만큼 ‘적정가격’을 놓고 양측이 줄다리기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업계 안팎에선 매각 성사여부 및 인수금액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일 산업은행 등에 따르면 동부하이텍 주식인수 본 입찰에 아이에이(IA)-에스크베리타스자산운용 컨소시엄만 참여했다. 마감 당일까지 인수의향을 타진했던 한앤컴퍼니, SMIC는 서류미비로 본 입찰 자격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

산은 관계자는 “동부하이텍 인수에 아이에이 컨소시엄 한 곳만 입찰했다”며 “늦어도 모레까지는 인수확정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매각주관사인 산은과 노무라증권은 아이에이 컨소시엄으로부터 입찰금액 등 구체적인 인수계획서를 전달받아 동부 측과 조율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딜이 성사되기 위해선 동부 측의 최종 결정이 남아있다.

동부그룹은 동부하이텍 매각으로 재무구조 개선효과가 기대되는 만큼 가급적 딜을 성사시키겠다는 입장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동부그룹이 보유한 동부하이텍 지분율(37%)과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감안할 때 매각대금이 1500억~2000억원 안팎에서 형성될 것으로 예상한다.

아이에이 컨소시엄이 제시한 금액이 구체적으로 얼마인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현대차 부회장을 역임했던 김동진 아이에이 회장이 딜을 성사시키기 위해 중국 투자자로부터 상당한 자금을 끌어 모았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아이에이는 비메모리 반도체 설계 전문기업(팹리스)으로 차량용 반도체, Wi-Fi(무선랜)칩 등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올 상반기 매출액 285억원, 영업이익 10억원으로 규모는 크지 않다.

다만 아이에이는 LS산전 (163,900원 ▲11,600 +7.62%), 현대차 (249,500원 ▼500 -0.20%), 기아차 (118,200원 ▲1,600 +1.37%), 현대모비스 (240,500원 ▼3,500 -1.43%) 등 거래선이 안정적이어서 동부하이텍 생산설비를 확보할 경우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이번 M&A의 성사여부는 무엇보다 매각대금의 적정성 여부에 달려있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업계 관계자는 “매각대금이 재무 구조개선에 활용되는 만큼 동부 측이 인수금액을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판단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