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박원순 맹공격…안전문제 집중 추궁

박원순 서울시장이 20일 오전 서울시청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서울시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며 얼굴을 만지고 있다. 2014.10.20/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2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서울시 국정감사에서 여야 의원들이 안전문제와 관련, 시의 대책 미비에 대해 집중 추궁했다. 특히 새누리당 의원들의 공격은 야권의 차기 주자 중 한명인 박원순 시장에 집중됐다.

여야 의원들은 이날 한 목소리로 최근 발생한 성남 판교 환풍구 붕괴 참사를 언급하며 서울시도 관련해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기춘 위원장은 모두발언에서 성남 판교 환풍구 붕괴·추락 참사를 언급하며 "세월호 사고 후 더 안전한 사회가 요구되는데 상왕십리역 추돌사고, 석촌지하차도 도로함몰 등 사고가 잇따라 시민이 불안해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여러 의원이 국감현장에서 시내 환풍구 통계와 점검 현황 자료를 요청했다.

이윤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서울시도 환풍구와 공연장 구조물 전수조사에 나서 철저하게 안전점검을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에 박 시장은 "환풍구는 판교 사고 이후 이미 점검하는 중이고 실내 공연장 등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황영철 새누리당 의원은 자료를 내고 "서울시 지하철 환풍구가 2418개에 이르는데 이 중 73%가 사람 통행이 많은 보도지역에 설치됐음에도 환풍구 설계기준은 20년 전 마련된 시장방침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황 의원은 "시장 방침이 미국 교통부가 발행한 '지하철 환경 디자인 핸드북'을 기준으로 삼았는데 이 핸드북은 법적근거가 아닌 안내서 수준"이라며 "시대변화에 따른 새로운 기준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석촌지하차도 도로함몰 발생과 상왕십리역 열차 추돌사고 등 각종 안전사고에 대해서도 여야 의원들은 뜻을 같이 했다. 이언주 새정연 의원은 "서울시 도로함몰의 85%가 노후 하수관 탓인데도 교체 예산이 없다"며 정부와의 협력을 당부했다.

김희국 새누리당 의원은 자료를 통해 "지난해 서울시 내부감사 결과 지하철 공구 부실감리가 적발됐는데도 올해 감사 처분 요구서를 보내는 등 석촌지하차도 도로함몰을 예방할 기회를 날렸다"고 밝혔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서울시립대 낙하산 채용, 친환경급식센터, 방호견 문제, 학교 안전 등 시정운영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이노근 새누리당 의원은 서울시립대 초빙교수 채용 논란과 관련해 "전직 서울시 정무부시장 출신, 지구당위원장 출신 등이 채용되는 등 시립대가 아주 곪아 텨져있다"며 "정당하게 절차를 밟았다면 왜 최근 채용한 4명이 사표를 냈나. 납득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이장우 의원도 "서울시립대는 서울시에서 예산을 관할하는 것 아닌가. 초빙교수 문제로 서울시립대가 예산을 낭비하면 시장 책임"이라며 "문제가 있다면 총장을 바꾸든 감사를 해야 하는데 박 시장이 핑계만 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박 시장은 "(서울시립대의 인사 문제는) 19명으로 구성된 인사위원회에서 결정한다"며 "저는 서울시립대의 자율성을 굉장히 존중하고 있다"고 답했다.

박 시장이 취임 초기 선물받아 키우고 있는 진돗개도 이날 국감 현장에서 도마 위에 올랐다. 이노근 의원은 "솔직히 개인 선물로 받은 것을 처치가 곤란하니까 방호견이라고 하는 것 아니냐"면서 "이 개가 순수 진돗개인지 혈통 증거도 없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하지만 박 시장은 "선물 받은 것은 사실이고, 처음부터 개인 사유물이 아닌 서울시 소유물로 정리를 했다"면서 "저는 (이 방호견을) 진돗개 순종이라고 얘기한 적 없다"고 밝혔다.

이완영 의원은 박 시장이 서울시정보다는 정치적 행보에 관심을 두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보좌인력을 임기 초보다 30% 넘게 늘리고 그것도 고위직으로 임명해 정책에 개입하게 하고 월급도 많이 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의원은 송병춘 서울시 감사관의 부인이 급식 선정위원 추천권을 위임받은 단체의 대표인 점도 언급하며 "서울시가 친환경급식유통센터 비리와 관련해 내부감사를 하지 않은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박 시장은 "감사원에 자체 감사를 요청했고 감사원은 오히려 서울시 친환경급식유통센터가 가장 모범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결론 내렸다"고 반박했다.

김태흠 새누리당 의원도 박 시장의 정치적 행보에 대해 물었다. 김 의원이 "임기를 다 채울 것이냐"고 묻자 박 시장은 "당연히 채울 것이다"고 답했다. 김 의원은 이에 "대통령 출마는 안하는 것으로 알겠다. 시정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말했다.

이장우 의원은 "박 시장은 과거 운영한 참여연대, 희망제작소에서 협찬을 많이 받았는데 사회에 환원한 게 있느냐"고 물었다. 그는 박 시장이 "제가 원체 가난하다"고 답변하자 "가난한데 몇 백만원짜리 월세에도 살았느냐. 정직하지 않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국회 관계자는 이날 국감과 관련 "작년에 이어 올해 서울시 국감이 다른 기관에 비해서도 강도높게 이어진 것 같다"며 "아무래도 박 시장이 대통령 후보로 급부상 한 후 여당에서 견제하는 부분이 있지 않겠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