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투자업계 "자본시장 발전 위해 규제개혁 단행해야"

금융투자협회는 21일 한국개발연구원(KDI)과 공동으로 '고령화 저성장시대, 금융투자산업의 역할'을 주제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사진=금융투자협회

금융투자업계 발전을 위해 규제 완화가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금융투자협회가 21일 한국개발연구원(KDI)과 공동으로 개최한 '고령화 저성장시대, 금융투자산업의 역할' 심포지엄에는 학계와 정부기관, 증권사 대표 등이 참석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이날 기조연설자로 나선 김준경 KDI 원장은 "금융투자산업의 실적악화는 금융투자업계 자체의 부실한 경영능력 뿐 아니라 금융투자업에 대한 공정한 규제 및 경쟁체제가 확립되지 못했기 때문일 수 있다"며 "금융투자업권의 과도한 열거주의 규제를 포괄주의로 개선하고 은행 등 계열사 간 겸업규제 검토, 해외투자·국제화·투자은행(IB) 확대를 위한 자본시장법 규제개혁을 단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KDI와 금투협이 공동으로 금융투자업계 최고경영진에게 설문조사 한 바에 따르면 자본시장법이 제정전의 규제체계보다 금융시장을 효율적으로 규제한다는 응답은 전체의 25.5% 뿐 이었다"며 "이는 현재 자본시장 규제체제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꼬집었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중 35.3%는 '오히려 자본시장법이 제정전의 규제체계보다 시장을 효율적으로 규제하지 못 한다'고 답했다. 또 '자본시장법이 제정전보다 금융시장 및 경제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응답한 비율은 23.5%로 부정적인 답변 29.4%보다 낮았다.


이날 행사에는 업계 현직 관계자들도 참석해 의견을 제기했다.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과거에는 주식 일변도 영업만 해도 수익을 낼 수 있었지만 이제는 기업금융과 더불어 해외로 영역을 넓혀 상품을 만들고 자산관리 비중을 높여 고객에게 맞춤형 자산관리 서비스를 해야 하는 시기"라며 "증권사의 발행업을 허용해 조달된 자금을 투자금융과 기업에게 모험자본을 대출해 주는 방안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강신우 한화자산운용 사장은 "자금운용, 자산관리가 중요시 되는 저성장 시대로 넘어왔다"며 "그러나 우리나라의 많은 규제는 자본 조달이 중요하던 고성장 시대에 멈춰 이동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세계적으로 자산운용의 추세는 표준화된 운용을 중점으로 하는 공모시장에서 사모시장으로 많이 바뀌고 있다"며 "이런 부분에 대한 과감한 규제 철폐가 요구 된다"고 밝혔다.

한편 금융투자업의 규제완화에 앞서 증권사들이 자구 노력으로 신뢰 회복을 이뤄야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김기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자본시장의 성장을 위해서는 신뢰 구축이 가장 중요하다"며 "기업들의 회계 투명성과 신용평가 객관성, 금융사가 고객의 신뢰를 얻기 위한 노력이 어우러지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현철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국장은 "정부가 최근 수개월 간 자본시장을 위한 정책을 발표했으나 시장은 여전히 목마르다"며 "우리 시스템이 미국 수준에 이르렀다고 할 수는 없지만 당국도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국장은 "규제 완화에 대해 증권사는 증권사대로, 선물사는 선물사대로, 자산운용사는 자산운용사대로 목소리를 내는 면도 있다"며 "업권간 이기주의가 있지는 않은지도 다시 생각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