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3法 처리 'D-9'…이견은 큰데 시간은 촉박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우윤근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가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오찬회동을 마친 후 나서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왼쪽부터 안규백 새정치민주연합 원내수석부대표, 우윤근 원내대표,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

여야가 당초 합의한대로 '세월호 3법'(세월호 특별법, 정부조직법, 유병언법)을 이달말까지 처리하기 위해 협상에 본격 나서고 있다. 처리 시한까지 단 9일 남았지만, 여전히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어 협상 타결까지 적잖은 난항이 예상된다.

여야는 3개 법안에 대한 효율적인 논의를 위해 각각 TF(태스크포스)를 만들어 논의키로 했다. 세월호 특별법 TF는 양당 정책위의장을 대표로 해서 구성됐으며 정부조직법 개정안은 여야 수석부대표들이 책임지게 했다. 유병언법(범죄수익은닉 규제 및 처벌에 관한 법)은 상당부분 논의가 진전돼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된 상황인 만큼 법사위에서 논의하는 것으로 했다.


3개 법안 중에서도 핵심은 세월호 특별법이다. 여야는 3차례 협상안을 만들면서까지 입장차를 좁혔지만 유가족들은 지금까지의 합의안에 동의하고 있지 않다. 쟁점은 특검후보군을 정하는 과정에 유가족을 포함시켜 달라는 것이다.


여야는 지난 19일 처음으로 세월호 특별법 TF회의를 열고 3시간 동안 협의를 진행했지만 별다른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22일에도 장시간 마라톤 회의를 진행했지만 타결에 이르지 못했다.

정부조직법 역시 입장차가 크다. 여당은 해경과 소방방재청을 신설되는 국가안전처로 흡수해 총리실 아래 두자는 입장이다. 정부와 여당은 22일 당정협의를 통해서 이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한 상태다. 다만 경찰청으로 이관하는 해경의 수사권 중에서 초동대처를 위한 권한은 남겨두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그러나 새정치민주연합은 전혀 다른 방안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처음부터 새정치연합은 해경과 소방방재청의 해체를 반대해 왔다. 오히려 청와대 국가안보실에 재난관리 컨트롤타워의 기능을 부여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이런 가운데 22일 새정치연합의 정부조직법 개정안의 윤곽이 드러났다. 야당의 안은 여당안보다 휠씬 광범위한 내용을 담고 있다. 쟁점이 된 해경과 소방방재청은 없애지 않고 신설되는 국가안전부의 외청으로 옮긴다는 것이다. 재난안전관리법을 개정해 대통령을 위원장으로 하는 국가위기관리위원회를 만들어 재해재난의 컨트롤타워로 둔다는 것이다.

여야는 23일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놓고 첫 만남을 갖기로 했다. 그러나 여야 간의 입장차를 고려할 때 이견이 쉽게 좁혀질지는 현재로서 미지수다.

한편에서는 빅딜 가능성도 제기된다. 여당의 정부조직법 개정안과 야당의 세월호 특별법안을 맞바꾸는 형태가 거론된다.

2개 법안에 비해 유병언법은 상대적으로 논의가 많이 진전된 상황이다. 쟁점은 범죄자가 측근이나 가족에게 빼돌린 재산을 몰수․추징하는 것이 제3자의 과도한 재산권을 침해한다는 것이다. 이 법은 여야간의 입장차가 있는 것이 아니라 법리적 쟁점으로 비교적 다른 법안들에 비해서 합의가 쉬울 전망이다.

이 법은 다른 2개 법안과 달리 해당 상임위에 계류 중인 상태이다. 지난 7월10일 법사위 제1소위에서 해당법안에 대한 논의도 한차례 있었다. 여야는 이런 상황을 고려해 따로 TF를 구성하지 않고 국감 종료 후 법사위 소위에서 법안을 논의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