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노믹스를 반면교사 삼아야"

머니투데이

임동욱 기자

"아베노믹스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한국경제연구원은 23일 '아베노믹스 평가와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일본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규제개혁, 법인세 인하 등 성장 중심의 정책 기조에 무게 중심을 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경연은 보고서에서 "일본의 경기부양 정책인 아베노믹스 실패론이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도 아베노믹스의 단기처방 위주 정책이 초래한 문제를 답습하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베노믹스는 일본의 디플레이션과 엔고 탈출을 위해 모든 정책 수단을 동원하겠다는 아베 정권의 정책으로, △무제한 양적 완화 △재정지출 확대 △신성장 정책 등이 핵심이다.

한경연은 "아베노믹스의 마지막 화살에 해당하는 신성장 정책이 가장 효과적인 처방이었지만 제대로 시행조차 못한 상황"이라며 "법인세를 낮춰 기업의 설비투자를 촉진시키고 규제개혁과 산업 부흥, 국가전략특구를 설정하는 것이 주요 골자"라고 설명했다.

조경엽 한경연 선임연구위원은 "초기 아베노믹스 정책이 재정과 통화 정책에 편향돼 경제에 모르핀 주사만 놓고 있는 것과 다름없다"며 "경기 악순환의 고리를 끊으려면 과감한 구조개혁을 통한 체질 개선과 기업 투자를 유도해 일자리를 창출하는 등 보다 실질적 대책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아베노믹스의 무제한 양적완화 정책에도 한경연은 의문을 나타냈다. 소비세 인상으로 물가가 높아지면서 실질 국민소득과 실질임금이 정체하거나 오히려 감소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기 때문. 보고서는 엔화가치가 하락하다가 장기적으로 다시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재정지출 확대정책에 대해서도 회의적으로 평가했다. 한경연은 "기대와 달리 공공사업의 경기부양 효과가 낮아 재정적자만 확대시킬 가능성이 높다"며 "소비세 인상으로 소비와 생산이 둔화돼 재정지출이 지속되더라도 조세수입이 예상보다 적어 오히려 국가채무가 급속히 증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허원제 한경연 연구위원은 "우리도 일본처럼 높은 국가채무 수준에 이르지 않으려면 재원조달 방안을 마련하지 못한 부도(不渡)정책의 청산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복지정책 난립으로 중앙과 지방정부의 재정난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막연한 재원조달 계획은 정책 실효성에 대한 의구심만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