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터로는 몰라요" 인기 SUV, 골프백 & 유모차 실전 투입!

지금 가장 인기 있는 소형~준중형 SUV를 한 자리에 모았다. 왼쪽부터 닛산 캐시카이, 푸조 2008, 르노삼성 QM3, 벤츠 GLA 클래스다(GLA 45 AMG 4매틱)./사진=임성균

'410리터를 실을 수 있다고?'

신차 출시 소식을 접할 때면 늘 헷갈리는 것이 적재용량이다. 트렁크의 크기를 항상 ‘리터’로 듣는다. 리터는 말 그대로 액체류의 양을 표현하는 단위 아닌가? 우리는 물을 싣는 게 아닌데 말이다. '골프백 몇 개' 운운 하지만 좀처럼 감이 오지 않는다.


최근 CUV라 불리는 소형 SUV와 준중형 SUV의 인기 요인 중 하나는 트렁크의 활용도에 있다. 보통 2:1로 접히는 뒷좌석 시트까지 포함해 최대 용량을 자랑한다. 그러나 저마다 틀린 디자인과 이동 사양으로 비슷한 용적량이라도 실제로 실을 수 있는 물건의 크기는 다르다.

또 하나, 이들 모델은 실 사용자 중 20~30대 여성 운전자가 많다는 특징도 있다. 실제로 취재 중 만난 많은 제작 관계자들은 도심형 SUV의 주요 타깃을 30대로, 남녀 비율은 거의 비슷하게 본다. 그렇다면 '젊은 엄마'들은 전보다 훨씬 커진 유모차가 실리는 것도 궁금하지 않을까?

그래서 최근 가장 인기 있는 SUV 넷을 모아 트렁크만 찍었다. 모두 2:1로 뒷좌석 시트를 앞으로 접어 활용할 수 있는 모델들이다. 일반적인 6구 카트백 타입의 골프백(나이키 베이퍼 스태프 백 470x260x1230mm)과 보스턴 백(500x270x270mm), 최근 급증한 디럭스형 유모차(부가부 카멜레온3, 접었을 때 900x500x310mm)를 넣어봤다.

골프 업계는 최근 몇 년 간 젊은 골프 인구가 증가하고 있다고 말한다. '스크린 골프'의 등장은 30대를 더 빨리 끌어들였다. 그들은 첫 차 후보에 수입차를 떠올리는 집단이다. *사진은 공간 활용성을 보여주기 위한 연출된 모습이다. 실제 뒷좌석을 다 눕히고 짐을 고정하지 않고 운전하면 위험하다./사진=임성균

△ 닛산 캐시카이 : 준중형
트렁크 용량은 430~1503리터. 2열은 2:1로 접히지만 앞뒤 이동은 못한다. 유일한 준중형 모델로 뒷좌석 조작 없이 골프백을 가로로 한 번에 넣고 보스턴 백이나 ‘하프백’까지 넣을 수 있었다. 2열을 접으면 3개 까지 충분하다. 유모차는 캐노비 타입 시트까지 실을 수 있다. 가격 3050~3790만원.

▶한 줄 운전평: 체험한 바, 실 연비가 리터당 20km가 넘는다는 것은 정설이다. 외관은 평범하지만 도심 근교에서 1시간 이상 출퇴근을 하는 사람에겐 이만한 옵션이 없다. 알티마에 이은 편안한 운전석 시트도 한 몫 한다.

△ 푸조 2008 : 소형
트렁크 용량은 360~1194리터. 뒷좌석 조작 없이 유모차는 실을 수 있지만, 역시 골프백을 가로로 넣긴 힘들다. 하지만 실용적인 공간 분할이 장점이다. 트렁크 양쪽에 그물망을 걸었고 매트 아래까지 공간이 있다. 180도 평면으로 접히는 뒷좌석을 접은 뒤 골프백을 올리면 3개까지 넣을 수 있다. 가격 2650만~3150만원.

▶한 줄 운전평: 자그만한 스티어링휠로 날카롭게 치고 나간다. 새로운 1.6 디젤 엔진은 여전히 진동이 남아 있다. 바로 그것이 실 연비 리터당 20km가 넘는, '연비왕'을 만든 것이기에 불만을 가질 순 없다. 푸조는 전통적으로 실내 구성과 조명, 보디 컬러 같은 감성적인 디테일을 잘 짜 넣는다. 단순히 연비 비교만으로 캐시카이를 위협한다고 보긴 힘들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기아 레이가 20~30대에게 잘 팔렸던 숨은 이유 중 하나로 ‘유모차를 한 번에 싣기 편하다’는 엄마들의 입소문을 꼽았다. 요즘 유모차의 무게는 9.5~10kg 수준. 절대 가볍지 않다. 아이를 위한 카시트의 위치는 조수석보다 뒷좌석이 더 안전하므로 등받이를 접어 쓰긴 사실 거의 불가능하다./사진=임성균

△ 르노삼성 QM3 : 소형
트렁크 용량은 377~455리터. 아무런 조작 없이 유모차를 실으면 바퀴부분이 트렁크 앞쪽 단면에 닿는다. 그래도 문은 닫힌다. 동급에서 유일하게 뒷좌석이 앞쪽으로 이동 가능하다. 때문에 아이를 뒷좌석에 태우고 한 손이 닫는 위치에 둘 수 있다는 점도 부모들에게는 반가운 부분. 골프백은 역시 뒷좌석을 접어야 놓을 수 있다. 가격 2250만~2450만원.

▶한 줄 주행평: 스티어링휠도 가볍고 몸놀림도 가볍다. 언덕에서 약간의 밀림이 있지만, 수동기어 기능을 쓸 수 있다면 훨씬 재밌게 탈 수 있다. 실 주행에서 복합연비 18.5km를 넘는다. 지퍼로 좌석 커버를 벗겨 빨 수도 있고, 재즈나 클래식 등 6개의 이퀄라이저까지 실속형 옵션이 다양하다.

△ 벤츠 GLA 45 AMG 4매틱 : 소형
트렁크 용량은 421~836리터. 사진 속의 모델은 GLA CDI 200에 이어 최근 출시한 고성능 모델 45 AMG 4매틱 가솔린 모델이다. 차체 크기는 약간 달라도 트렁크는 다른 트림과 같다. 유모차는 접어서 한 번에 넣고 양 옆으로 소품 가방을 두 개 정도 실을 수는 있다. 2:1로 접히는 뒷좌석을 접으면 골프백도 가능하다. 보다 작은 하이브리드 스탠드형 골프백이라면 3개까지도 가능할 듯. 가격 7110만원(200 CDI 4900만원).

▶한 줄 운전평: 전문가들 사이에서 GLA는 다른 SUV들 틈새에 치인 ‘아까운 자식’으로 불린다. 물론 가격을 뺀 조건 아래서다. 높이가 낮아 거의 해치백처럼 느껴질 정도로 주행도 안정감이 있다. 작은 차체지만 안팎의 디자인은 동급 모델 중 가장 화려하다. 게다가 AMG까지 달고 있다면, '없던 길도 뚫을 기세'.

수입차의 메인 타깃은 30대다. 그들은 2000년대 중반부터 성장한 100만원 대 수입 유모차 시장의 메인 타깃이기도 하다. 몸체는 같지만, 촬영에 사용한 시트 타입보다(왼쪽) 배시넷 타입(오른쪽)를 실으려면 높이가 더 높은 트렁크가 필요하다. 적어도 어린 자녀를 둔 기혼자에게 유모차는 트렁크 크기 소개 시, 골프백 보다 '리얼'하다./사진제공=부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