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볼라 창궐 벌써 1년, 아직도 끝나지 않은 '후폭풍'

에볼라바이러스 감염 및 사망 현황(2014년 12월31일 현재) 자료:세계보건기구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1일 서아프리카 국가들이 보고한 에볼라 출혈열 사망자수가 2013년 12월 첫 발병한 이후 1년동안 7905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 기간 동안 에볼라바이러스 감염자는 2만206명이었다. 결국 10명 중 3.9명꼴로 사망한 것이다.

◇10명 중 4명꼴 사망, '죽음의 바이러스' 공포 여전=지금까지 가장 많은 피해가 발생한 국가는 시에라리온과 라이베리아, 기니 등 서아프리카 3개국이다. 시에라리온에서는 최근 1년간 9446명의 에볼라 감염자가 발생했고 이 중 2758명이 사망했다. 라이베리아에서는 8018명의 감염자 중 3423명이 죽음에 이르렀다. 기니에서도 감염자 2707명 중 1709명이 사망했다.


그나마 서아프리카 3개국 중 라이베리아는 지난 6주간 신규 감염자가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기니의 상황도 감염자수가 변동 폭이 크지만 이전 같은 폭증세는 다소 가라앉은 모습이다.

시에라리온도 전반적인 신규 감염자 증가세는 완연히 둔화되고 있다. 시에라리온의 최근 3주간 환자 집계를 보면 9월28일 이후 처음으로 신규 환자수가 1000명 아래로 떨어졌다. 하지만 최근 서부 지역에서 또 다시 감염자가 급증하는 양상이어서 안심하기는 이르다. 일례로 지난주 시에라리온에서는 총 337명의 환자가 보고됐는데 이중 서부지역인 프리타운에서만 4주간 149명의 신규 환자가 보고됐다.

다만 서아프리카 전체적으로는 에볼라바이러스 확산 속도가 이전보다 느려진 것은 분명하다. 지난 10월 WHO는 에볼라바이러스 신규감염자가 매주 1만명 정도라는 보고서를 내놓기도 했다.

에볼라바이러스 확산 방지 작업을 하고 있는 WHO직원들이 기니와 시에라리온을 가로지는 강을 건너고 있다./자료=WHO 홈페이지

◇확실한 치료제 개발 중, 완전 퇴치까지 시간 더 걸릴 듯=에볼라출혈열은 호흡기로 전파되지 않고 혈액이나 체액의 밀접한 접촉에 의해서만 전파된다. 체내 세포 표면 수용체에 바이러스의 당단백질이 달라붙어 몸 전체로 퍼져나가기 때문에 반드시 혈액이나 체액을 직접 접촉해야 감염된다. 감염자들을 잘 격리한다면 확산 규모를 크게 낮출 수 있다.

여기에 서아프리카에 투입된 세계보건기구(WHO)와 국경없는의사회 등 의료·구호단체들의 에볼라 확산방지 활동도 점점 효과가 나타나는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문제는 아직 확실한 예방백신이나 치료제가 없어 에볼라바이러스를 퇴치까지 적잖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데 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에볼라바이러스 예방용 백신 5개와 치료제 5개가 개발되고 있다.

이중 GSK의 예방백신 'cAd3-ZEBOV'는 임상1상 시험이 진행되고 있다. 뉴링크제네틱스의 백신도 임상1상 시험에 착수한 상태다. 이밖에 존슨앤존슨, 이노파마슈티컬, 프로펙투스바이오사이언스 등에서 에볼라바이러스 예방백신의 전임상(동물임상)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치료제의 경우 치메릭스에서 임상2상 시험을 진행하고 있고, 사렙타테라퓨틱스와 텍미라에서 임상1상 시험이 한창이다. 맵바이오파마슈티컬과 바이오크리스트파마슈티컬에서는 에볼라바이러스 치료제 후보물질을 전임상 시험하고 있다.

현재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자를 대상으로 치메릭스와 텍미라, 맵의 치료제 후보물질을 투약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치료제는 임상시험을 통해 효능이나 안전성 검증이 끝난 것이 아니어서 만에 하나 부작용을 우려해 투약은 극히 제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