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양 아닌 면역치료법으로 암 치료 발상의 전환"

"종양이 아닌 면역체계가 주 표적이 되는 항암제로 전 세계 암 치료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습니다. 면역치료법이 발전하면서 이를 단독으로 사용하거나 혹은 기존 치료법과 같이 활용하면 암 정복이 더 빨라질 수 있습니다."

구스타프 가우더넥 노르웨이 오슬로 라디움 대학병원 교수/사진제공=젬백스

구스타프 가우더넥 노르웨이 오슬로 라디움 대학병원 교수는 26일 경기도 판교 젬백스 (11,200원 ▲140 +1.27%) 본사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항암백신 'GV1001(상품명 리아백스)'은 안전성과 긍정적인 면역반응은 물론 임상효과까지 검증받았다"며 "다국적 제약사들도 면역체계를 이용한 항암제 개발을 가장 중요한 과제로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젬백스가 보유한 항암치료제 GV1001을 개발했는데, 이번에 대한소화기암학회가 주최하는 제2회 국제심포지엄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했다.


GV1001은 암세포에 직접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 암세포에 특이하게 많이 나타나는 효소인 '텔로머라제'를 표적으로 하는 펩타이드(아미노산 중합체) 백신이다. 텔로머라제는 세포의 무한증식을 막는 텔로미어(염색체 구성요소)를 유지시켜 세포 분열이 지속적으로 이뤄지게 만드는 물질이다. 텔로머라제는 정상세포에서는 나타나지 않고 암세포에서만 주로 나타난다. 결국 GV1001은 면역세포를 활성화해 텔로머라제를 공격하는 방식으로 암세포까지 사멸시키는 발상의 전환으로 암을 치료한다. 가우더넥 교수는 "암이 무한 증식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발한 물질이 바로 GV1001"이라고 말했다.

GV1001은 혈액암을 비롯, 췌장암, 폐암, 간암, 흑색종 등 다양한 암의 치료제로 개발되고 있다. 젬백스는 2008년 노르웨이 항암백신 개발전문회사를 인수해 항암백신 'GV1001'을 확보했다. 젬백스는 영국의 52개 임상시험기관에서 1062명의 췌장암 환자를 상대로 리아백스의 임상3상 시험을 진행했다. 이 임상시험 결과를 바탕으로 지난해 9월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는 GV1001에 대해 기존 화학치료제와 병용투약으로 암환자의 생존기간을 연장시키는 췌장암 치료제로 허가를 내줬다. 이로써 오는 4월부터 본격 치료가 가능해졌다.

GV1001은 췌장암 치료백신으로 허가를 받은 첫 사례이기도 하다. 젬백스는 리아백스에 대해 항암제는 물론 항염증치료제 등 다양한 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다. 젬백스는 오는 2분기부터 국내 췌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확증 임상3상 시험을 실시할 예정이다.


젬백스는 당초 영국에서 실시한 췌장암 임상시험에서는 모든 시험 환자를 대상으로 한 효과가 뚜렷하다는 것을 입증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오탁신이라는 특정 생체지표가 높은 대상 환자에서는 생존일이 연장됐다는 것을 재확인했다. 가우더넥 교수는 "이오탁신 수치는 GV1001을 투여할 경우 생존기간 연장을 예측하는 지표가 될 수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