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수학도 절대평가" vs "절대평가가 능사냐"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27일 서울 용산구 사무실에서 '학생고통경감과 수학교육 정상화를 위한 수능 수학 절대평가 방향을 모색한다'는 주제로 토론회를 진행했다. /사진=정봄 기자

공교육을 정상화시키고 수학 포기자를 감소시키기 위해서는 수능 수학 과목 난이도를 낮추고 절대평가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절대평가 전환'이 능사가 아니므로 대학서열화 등 총체적 관점으로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공동대표 송인수∙윤지희)은 27일 서울 용산구 사무실에서 '학생고통경감과 수학교육 정상화를 위한 수능 수학 절대평가 방향을 모색한다'는 주제로 '수능 제도 개선안' 마련을 위한 연속 토론회를 진행했다.


교육부가 2018학년도부터 수능 영어 과목을 절대평가로 전환하겠다고 지난해 12월 발표함에 따라, 수능 영어만 절대평가로 전환할 경우 학생들이 수학에만 집중하게 되는 등 '풍선효과'가 발생될 우려가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사교육걱정이 지난 14~21일까지 시민 83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89%(743명)의 응답자가 수능에서 영어만 절대평가로 전환할 경우 수학·국어로 풍선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응답했다.

변별력이 수학으로 옮겨갈 경우, 자연스럽게 수학 관련 사교육 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이번 토론회에서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수학사교육포럼 최수일 대표는 "수능 영어가 절대평가로 전환돼 수능 변별력이 낮아지면 상대적으로 수학 등의 과목이 더 어려워지고 수학 사교육비가 높아질 것"이라며 "영어과의 논란 못지 않게 수학과의 문제점 또한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수학포기자를 줄이기 위해서 수능 수학 난이도를 낮춰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최수일 대표는 "2015학년도 수능에서 수학B형의 평균이 60점대, 수학A형은 50점대가 나왔다"며 "아무리 해도 50점을 넘기지 못하는 점수를 받고서도 과목을 포기하지 않고 계속적인 학습 의욕을 보이는 학생은 얼마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수학 절대평가 전환에 대해 좀 더 근본적이고 총체적인 시각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서울 선사고 박동익 수학교사는 "수학 등을 절대평가로 전환할 경우, 분명 유의미한 변화가 일어날 테지만 수학을 잘하는 학생들은 결국 수업시간에 타 과목 수업 공부를 하는 등 한계점을 보일 것"이라며 "대학이 서열 구조로 돼 있고, 향후 인생의 질이 달라지는 현 시스템에서 부분적인 문제가 아니라 총체적인 문제로 접근해 풀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천 하늘고 심주석 수학교사도 "절대평가제로 전환되더라도 결국 등급 컷에 걸려 있는 아이들은 입시교육에 휘둘릴 것"이라며 "수능이 고등학교 교육과정을 충실히 이수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자격고사 형식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경기 안법고 유기종 수학교사는 급진적인 절대평가 전환에 대한 부작용을 우려했다. 유 교사는 "만점자를 받아도 모 대학에 떨어지는 상황이 발생하는 와중에, 절대평가가 과연 누구를 위한 제도인가"라고 의문을 표하며 "절대평가가 됐을 때 교실분위기가 역동적이고 깨어있는 모습이 될 것인지 장담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