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게임 손승철 회장, 차익+지분율 두 토끼 잡다

/그래픽=유정수 디자이너

최근 게임주 급등세에 손승철 엠게임 (5,420원 ▼30 -0.55%) 회장이 때마침 보유주식 일부를 장내매도해 약 60억원을 현금화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렸다. 손 회장은 주식매각대금으로 신주인수권을 행사해 최대주주로서 지분율을 지키는 한편 매매 차익을 통해 주식담보대출을 상환하는 등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는 평가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금융시스템에 따르면 손 회장은 지난 20~23일 사이 총 89만2332주를 장내매도했고 이를 통해 59억원을 현금화했다. 매도대금 가운데 일부는 손 회장이 보유하고 있던 신주인수권(워런트) 권리 행사에 쓰였다.


손 회장은 2012년 3회차 신주인수권부사채권(BW) 발행 당시 보유했던 워런트를 이번에 전량 행사했다. 총 107만4113주가 주당 3724원에 보통주로 전환됐는데 행사규모는 40억원에 달한다.

회사 관계자는 "최대주주의 지분 매도는 신주인수권 행사와 주식담보대출 상환을 위한 것"이라며 "결과적으로 손 회장의 지분율은 이전과 큰 차이가 없는데다 전환된 주식에 대해서도 매각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그래픽=유정수 디자이너

실제 지분매도와 신주인수권 행사 전 손회장의 지분율은 14.4%(257만32주)였지만 이후 지분율도 14.4%(275만1813주)로 동일하다.


주가도 최대주주의 지분 매각 및 신주인수권 행사에 따른 주가 희석 문제가 대두되면서 한 때 약세를 나타냈지만 손 회장이 지분율을 유지할 것이라는 얘기가 시장에 퍼지면서 강세로 돌아섰다.

이날 엠게임 주가는 전일 대비 170원(2.38%) 오른 7310원에 장을 마쳤고 전일에는 장 중 7800원으로 52주 최고가를 경신했다.

손 회장 측은 2012년부터 보유한 워런트 행사시기를 두고 그동안 고심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BW 발행당시 행사가액은 주당 5531원이었지만 이후 주가 하락으로 3724원까지 낮아졌다. 불과 1년 전인 지난해 1월 말에는 주가가 52주 최저가(2615원)까지 내려가 워런트를 행사하는 것이 주식을 사는 것보다 더 손해인 상황이었다.

분위기가 반전된 것은 지난해 하반기 엠게임 주가가 게임주 열풍과 더불어 상승세를 탔던 때부터다. 지난해 7월부터 현재까지 주가는 127.7% 올랐는데 손 회장은 현재 시기가 워런트 행사 적기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회사는 이번 워런트 행사로 유입된 자금을 통해 부채비율을 낮추는 등 재무구조 개선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손 회장 외에 3회차 워런트를 지니고 있던 주주가 모두 이를 행사해 회사에 유입되는 자금은 총 48억원이다.

장우진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엠게임은 지난해 3분기 기준 자기자본 139억원, 현금 23억원에 불과했던 상황"이라며 "엠게임이 2015년부터 다시 신작 출시 등 사업을 본격화하려는 단계에서 자본 확충이 이뤄졌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엠게임은 중국에 게임 출시도 앞두고 있어 향후 유입 자금을 기반으로 모바일 게임의 완성도를 높이고 적극적 마케팅을 펼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한편 엠게임은 1999년 설립된 회사로 열혈강호, 영웅, 나이트, 귀혼 등 대표 게임들을 만들어왔다. 흥행작 부진으로 2013년 실적 부진을 겪었고 이 때문에 건물을 매각하는 등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하기도 했다. 2013년 매출액은 전년 동기대비 29.1% 감소한 319억원, 영업손실액은 적자전환한 146억원이었다.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225억원, 25억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