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우승하면 379억받는데…"아시안컵은 상금 안준다"

머니투데이

김사무엘 기자

축구대표팀 기성용-손흥민이 26일 오후(현지시각) 호주 시드니 스타디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열린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호주 아시안컵 준결승전 한국과 이라크의 경기를 2-0 승리로 이끈 뒤 감격의 포옹을 나누고 있다/ 사진=뉴스1

# FIFA 월드컵 3500만달러(379억원). FIFA 여자 월드컵 200만달러(21억원). 유럽선수권 2300만유로(283억원). 아시안컵 0원.

한국이 55년만에 아시안컵 우승을 목전에 두고 있지만 우승을 하더라도 우승 상금은 받을 수 없다. 재정 형편 등을 이유로 대회가 시작한 이래 지금까지 아시안컵에서 우승 상금을 지급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기 때문이다.

1956년 첫 대회를 시작한 아시안컵은 아시아 국가들이 겨루는 대륙컵임에도 그동안 우승 상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글로벌 기업들의 스폰서와 막대한 중계권료 등으로 천문학적인 수입을 올리는 여타 국제축구행사와는 달리 아시아축구연맹의 재정 상태는 이보다 훨씬 열악하다.

물론 아시아축구연맹도 기업들의 후원과 중계권료 등의 수입이 있다. 하지만 이는 대회를 개최하고 운영하는데 드는 비용을 겨우 충당할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금은 없지만 아시안컵 대회 참가국 선수들의 숙박비와 교통비 등은 전액 지원해준다.

아시안컵의 우승 혜택이라고는 아시아 최고라는 명예와 FIFA에서 주관하는 컨페더레이션스컵에 아시아 대표로 참가하게 된다는 것뿐이다.

월드컵이 열리는 직전 해에 개최되는 컨페더레이션스컵은 월드컵 개최국과 전 월드컵 우승국, 각 대륙 대표 국가 등 8개 팀이 모여 우승자를 가리기 때문에 '미니 월드컵'이라고도 불린다. 2013년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 우승한 브라질은 410만달러(약 44억원)를 상금으로 받았다.

2011년 모하메드 빈 함맘 당시 아시아축구연맹 회장은 "2015년 아시안컵 대회부터는 우승팀에게 1000만달러를 상금으로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함맘 전 회장이 FIFA 회장 선거에 출마했다가 유권자들에게 뇌물을 제공한 혐의로 축구계에서 영구 제명되면서 이 약속은 무기한 연기됐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아시안컵 우승상금은 없지만 국가대표팀이 국제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면 그동안 협회 차원에서 별도의 격려금을 지급해 왔다"며 "이번에 우승하면 55년만의 우승인 만큼 선수들에게 지급할 격려금에 대해 차후 논의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국은 오는 31일 오후6시(한국시간) 호주와 '2015 AFC 아시안컵' 결승전 경기를 펼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