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쥐락펴락 모바일 게임株 '흥망성쇠' 역사는

"아, ○○만 샀어도…."

최근 주식시장을 보면 부러움에 한숨부터 나오는 주식들이 있다. 어느새 코스닥시장의 대세종목으로 자리잡은 모바일 게임주들 얘기다. 하지만 애니팡을 효시로 한 모바일 게임주들의 성장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애니팡' 등 모바일게임 인기몰이=모바일게임의 흥행은 2012년 7월(안드로이드 애플리케이션 기준)에 출시되면서 순식간에 국민게임이 된 '애니팡'에서부터 시작됐다. '애니팡'은 카카오톡을 통해 지인들과 순위를 비교하며 쉽게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을 내세워 인기몰이에 성공했다.

하지만 당시 주식시장에서 모바일게임의 붐을 주도한 것은 컴투스 (38,700원 0.00%)와 게임빌 (29,650원 ▼200 -0.67%)이다. '애니팡'의 제작사인 선데이토즈는 2013년 말에 상장됐기 때문이다. 컴투스와 게임빌은 PC게임이 주력 상품인 여타 상장기업들과 달리 모바일게임만 만드는 유일한 상장사였다. 컴투스는 아기자기한 동물을 키우는 '타이니팜'으로, 게임빌은 모바일 RPG(롤플레잉 게임)인 '제노니아'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해 주가도 순식간에 급등했다. 2012년 한 해 동안 컴투스 주가는 103%, 게임빌은 47.5%가 올랐다. 연간 연결 영업이익도 컴투스는 2011년 31억원에서 2012년 160억원으로 5배 이상, 게임빌은 175억원에서 241억원으로 37% 뛰었다.

두 기업에 이어 흥행작을 연달아 내놓은 곳은 의외로 순수 게임회사가 아닌 CJ E&M (98,900원 ▲2,200 +2.3%)(넷마블)이었다. 온라인 게임포털 회사였던 넷마블은 모바일게임 시장에 빠르게 적응해 '다함께차차차', '모두의 마블' 등을 잇따라 히트시켰다.


모바일 캐주얼게임으로 돈을 버는 업체들이 많아지면서 순차적으로 상장도 진행되고 있다. 선데이토즈 (10,070원 ▼10 -0.10%)는 2013년 11월 스팩 합병을 통해 코스닥시장에 들어왔고, '쿠키런'을 개발한 데브시스터즈 (48,700원 ▼1,400 -2.79%)는 지난해 10월에, '아이러브커피' 개발사인 파티게임즈 (250원 ▼46 -15.5%)는 같은해 11월에 증시에 입성했다. '활'을 시작으로 '블레이드', '영웅' 등으로 이름을 알린 4시33분도 현재 상장을 준비 중이다.

◇후속작 부재로 주가도 곤두박질=그러나 '국민게임'을 내놨다고 해서 흥행의 보증수표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국내외로 신작 모바일게임이 몰려드는 상황에서 후속작으로 이용자들을 붙잡지 못하면 주가도 순식간에 급락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가 '확산성밀리언아서(확밀아)'의 한국 서비스를 맡은 액토즈소프트 (9,210원 ▲120 +1.32%)다. 캐주얼게임의 문을 연 것이 '애니팡'이었다면 매니아 층의 지갑을 열게 한 것은 '확밀아'였다. 일본 스퀘어 에닉스가 개발한 이 게임은 화려한 일러스트와 뽑기 과금체계로 국내에서는 다소 생소했던 카드배틀게임(TCG)의 열풍을 일으키는 데 기여했다.

한국에서의 성공적인 런칭에 '게이머들이 주식도 사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로 액토즈소프트 주가는 고공행진을 했다. 국내 서비스를 시작한 2012년 12월20일 2만6750원이던 주가는 2013년 1월20일 5만1800원으로 한달 새 두배가 뛰었다. 2013년 7월에는 액토즈소프트가 중국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소식에 주가가 장중 7만2500원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그러나 '확밀아' 이후 이렇다 할 후속작을 내놓지 못하자 액토즈소프트의 주가도 내리막길을 걷게 됐다. 현재 액토즈소프트의 주가는 최고가 대비 절반 수준인 3만500원에 머물고 있다.

현재 코스닥시장 시가총액 8위인 컴투스도 2013년은 암흑의 시기였다. 흥행작 부재, 플랫폼 비용 증가 등으로 연간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77% 급감해서다. 주가도 2013년 말 2만5000원으로 한해 동안 48%가 하락했다. 2013년 초 컴투스 주식을 매입한 투자자라면 절반 가까이 손실이 난 것이다.

◇글로벌 시장으로 영토확장 나서=국내 시장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자 모바일게임사들은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스마트폰 보급률이 아직 낮은 신흥국에서 모바일게임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계획이다.

컴투스는 '서머너즈 워', '낚시의 신' 등이 해외에서 흥행하면서 지난해 연결 매출액 2347억원 중 해외 매출 비중이 73%에 달했다. 특히 올초부터 모바일 RPG인 '서머너스 워'의 중국 서비스가 시작되면서 중국 흥행 기대감에 컴투스 주가는 지난달 26일 장중 21만5400원까지 치솟았다. 사상 최고가다. 컴투스의 최대주주인 게임빌도 같은 날 장중 19만5000원까지 올랐다.

파티게임즈는 '아이러브 파스타'의 중국 출시를 앞두고 있고, PC게임의 명가인 엔씨소프트도 기존 게임인 '블레이드&소울'을 모바일 TCG로 제작, 중국 시장에서 런칭할 가능성이 높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어떤 게임이 대박을 터뜨릴 지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며 "모바일게임주는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가급적 게임 라인업이 많고, 지속적으로 새 돌파구를 모색하는 기업에 투자하는게 안전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