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T] 스마트시티③

[MIT 스마트시티②]에서 이어집니다.

스페인의 스마트시티

앤서니 타운센드 연구원은 기술을 통해 도시가 점점 기계처럼 변하는 것도, 더욱 사회적이고 창의적인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도 모두 가능하다고 전망한다. 전 세계의 도시에서는 시장, 도시계획 전문가, 시민, 그리고 최근에는 IT기업들이 새로운 기기와 프로그램을 활용해 교통체계, 전력망, 공공서비스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조절하는 스마트 시티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


앤서니 타운센드 뉴욕대 루딘교통정책관리센터 선임연구원은 유비쿼터스 컴퓨팅으로 도시를 변화시키고자 할 때는 그 방식에 주의해야 한다고 말한다. 타운센드 연구원은 ‘스마트 시티: 빅데이터, 도시해커, 새로운 유토피아를 향한 탐험(Smart Cities: Big Data, Civic Hackers, and the Quest for a New Utopia)’의 저자로, 지난 20년 간 여러 도시에서 기술이 어떻게 활용돼 왔는지 연구해왔다. 네이트 버그 기자가 그를 만나 대화를 나눴다.

2050년까지 세계의 도시 인구는 거의 두 배로 증가해 60억 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변화가 가져올 문제를 완화하는데 기술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가장 흥미로운 것은 그 60억 명 중 상당수, 특히 개발도상국 국민의 생활수준을 향상시키는 역할이다. 가장 중요한 기술은 스마트폰이 될 것이다. 세계 인구 거의 대부분이 휴대전화를 보유하고 도시에 사는 사람들 모두 스마트폰을 사용하게 될 것이다. 상대적으로 빈곤한 수십억 명이 네트워크로 연결된 슈퍼컴퓨터를 주머니에 넣고 다니게 된다는 얘기다. 휴대전화 서비스가 빈국의 GDP에 눈에 띄는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도 있다. 스마트폰 기술, 그리고 스마트폰을 통해 제공될 다양한 서비스는 앞으로 더욱 커다란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다.

컴퓨터 혹은 스마트폰이 지배하는 도시는 어떤 모습일까?
IT대기업이 설계한 컴퓨터에 의해 지배되는 도시는 기계처럼 보일 것이다. 고도의 자동화와 중앙집중화, 효율화가 이뤄지지만 그다지 재미가 없고, 사생활의 욕구가 별로 존중되지 않으며, 위기에 대한 회복력은 낮은 형태일 것이다. 반대로 매우 분산적이고 비효율적인 기반시설을 가진 도시를 설계할 수도 있다. 센서와 디스플레이, 기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는 서비스가 모두 사회적 교류의 활성화, 지속가능한 경제활동의 촉진, 문화와 창의성 장려, 건강 개선 등을 위해 존재하는 도시를 말한다. 굉장히 다른 그림이 나올 수 있다는 얘기다. 결국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달렸다.


스마트 시티는 IT 대기업들에 의해 추진되고 있다. 스마트 시티는 이러한 추세를 검토하면서도 도시를 더욱 스마트하게 만들기 위한 아래로부터의 접근법도 몇 가지 소개하고 있다. 현대 도시를 관리하기에 더 나은 방식은 어느 쪽인가?
한 가지 매우 긍정적인 현상은 시장이나 시민사회 리더들이 스마트 시티의 비전을 어떻게 세울 것인지, 기술적 전문성과 혁신의 발판이 될 다양한 자원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고민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각 도시에서 기술에 관한 장기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이 상당히 흥미로운 이유다. 자신들이 살아가는 도시가 어떤 모습이기를 바라는지에 대한 장기적 비전을 도출한 후 기술이 그것을 실현하는 데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 고민하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기술이 도시를 변화시킬 힘에 대해 우리가 비현실적인 기대를 하는 것은 아닐까?
유토피아는 여러 종류가 있다고 본다. 싱가포르 같은 곳에서는 완벽한 제어와 효율성, 안전성을 갖춘 스마트 시티라는 유토피아 모델이 가능할 수 있다. 실제로 싱가포르는 그런 방향으로 나아가는 중이다. 하지만 그런 모델이 뉴욕이나 상파울루 같은 곳에서는 통하지 않을 것이다. 성공, 그리고 건강한 지역사회에 대한 정의가 싱가포르와는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똑같은 도시는 없다. 그리고 디지털 기술의 장점은 뛰어난 유연성과 변형가능성이다. 따라서 사람들이 도시를 서로 다른 방식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지역적 특성을 살린 서비스를 창조하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요소들이 어떻게 맞물리고 조합되는지 지켜보는 것은 참으로 흥미로운 일이다.

싱가포르가 훌륭한 스마트 시티를 만든다 해도 그 모델을 통째로 다른 도시에 적용할 필요는 없다는 것인가?
철저한 통제 위주의 모델을 구축하려면 비용이 많이 든다. 싱가포르는 아주 부유한 국가이기 때문에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나이로비, 요하네스버그, 라고스 같은 곳에서는 거의 불가능할 것이다. 바로 이 지점에서 소비자들이 직접 사용하는 다양한 기기의 역할이 대두될 수 있다. 이미 교통계획 분야에서는 휴대전화 데이터를 통한 이동 패턴 분석이 이뤄지고 있고, 가장 빈곤한 도시도 많은 성과를 경험하고 있다. 특히 개발도상국에서 도시를 성공적으로 운영하려면 교통 문제라는 장벽을 반드시 넘어야 한다. 일단 교통 문제부터 해결해야 다른 것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때마침 휴대전화가 보급되면서 이제 인류는 우연히도 역사상 가장 훌륭한 교통정보 수집 네트워크를 갖게 됐다.

글 MIT테크놀로지리뷰
번역 이세현

[MIT④ 스마트시티]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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