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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과 딥러닝⑥] 일자리 둘러싼 인간과 컴퓨터의 생존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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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테크엠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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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03.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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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의 사회 이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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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러닝을 비롯한 머신러닝 기술이 발전하면서 인공지능 기술수준도 높아지고 있다. 퀴즈 대회에서는 컴퓨터가 사람을 이기는가 하면 기사를 작성하는 프로그램도 등장했다. 의학 분야에서도 컴퓨터가 인간보다 뛰어난 능력을 보여주기도 한다. 현재 구글, IBM, 마이크로소프트(MS) 등 주요 IT 기업들은 인공지능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인공지능으로 인한 직업군 이동
래리 페이지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인터넷을 거대한 인공지능으로 만드는 것이 구글의 목표”라고 말했다. 이 발언에는 인공지능의 발전이 인간에게 혜택을 가져올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이 깔려있다. 페이지는 인공지능이 사람의 일자리를 대체하고 물건 가격을 낮춰 인간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주장한다.

또 많은 전문가는 인공지능에 의해 없어지는 일자리가 있겠지만, 그만큼 새로운 일자리가 생겨날 것이기 때문에 인공지능으로 인한 일자리 문제가 심각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세계로봇연맹은 2008년까지 로봇산업에서 800만~1000만 명의 고용이 창출됐고 2020년까지 240만~430만 명의 추가 고용이 일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실제로 온라인 구인광고 분석기업인 원티드애널리틱스에 따르면, 2011년 4860건이던 로봇 관련 구인광고가 지난해 4월 1만여 건으로 증가했다.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대표 분야인 로봇산업에서 로봇이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하는 만큼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된 것이다.

최근 금융산업의 경우 미리 작성된 알고리즘에 따라 증권이나 파생상품 등 유동성 자산을 자동으로 거래하는 알고리즘 트레이딩이 많이 활용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전통적인 펀드매니저나 트레이더의 수요가 점차 감소하고 있다. 하지만 동시에 금융공학 지식을 갖추고 알고리즘을 설계·운용할 수 있는 이공계 출신을 채용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이성환 고려대 교수는 “인공지능으로 인한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소프트웨어를 중심으로 새로운 일자리와 산업을 찾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 교수는 단순한 코딩 능력이 아니라 컴퓨터를 이해하고 활용하는데 기본이 되는 사고 능력인 ‘컴퓨터 기반 사고(Computational Thinking)’를 강조했다. 학문·산업별로 컴퓨터 기반 사고가 접목된다면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는 만큼 컴퓨터 기반 사고를 교육해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인공지능의 일자리 대체 문제에 대비해 업무 자동화에 세금을 부과해야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앨런 윈필드 영국 브리스틀대 교수는 “자동화의 혜택이 모든 이에게 공유돼야 한다”며 “자동화에 대한 세금을 부과하자”고 제안했다. 윈필드 교수는 인공지능의 발전으로 일자리를 잃게 될 사람들이 다른 직업으로 옮겨갈 여력이 없을 것이라는 점을 우려한다. 인공지능 기술은 저숙련 일자리부터 대체하는데, 이들 직업군의 경우 임금이 낮고 퇴직금이 적거나 없기 때문에 재취업을 위한 교육 기회를 찾기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이다. 그래서 윈필드 교수는 이들을 위한 지원금을 확보하기 위해 ‘자동화세’를 부과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구글(위)과 BMW의 무인자동차 테스트 장면. 무인자동차가 실용화될 경우 운수업의 형태가 크게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구글(위)과 BMW의 무인자동차 테스트 장면. 무인자동차가 실용화될 경우 운수업의 형태가 크게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인공지능에 뒤지는 인간의 대처능력
스티븐 호킹 박사는 페이지와 달리 인공지능이 인류의 멸종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인간의 생물학적 진화속도가 인공지능의 발전 속도를 따라갈 수 없을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앤드류 응 스탠퍼드대 교수도 호킹 박사와 비슷한 이유로 인공지능에 대한 대책을 촉구했다. 응 교수는 특히 인공지능이 많은 일자리를 빼앗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응 교수는 인공지능의 발전이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는 속도가 인간이 새로운 직업으로 옮겨가는 속도보다 빠를 것이라고 예측했다.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이 새로운 직업군으로 옮겨가기 전에 또 다른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최근 집중적으로 연구되고 있는 무인자동차가 실용화되면 수많은 운수업 종사자의 일자리가 없어질 가능성이 높다. 택시나 버스 등 여객 수송 운전사는 무인자동차의 승객 안전이 분명해질 때까지 일자리를 유지할 수 있지만, 화물을 수송하는 트럭 운전사는 비교적 쉽게 무인자동차에 일자리를 빼앗길 수 있다.

응 교수가 지적하는 문제는 먼저 일자리가 없어진 트럭 운전사들이 새로운 직업군으로 옮겨가기 전에 여객 수송 운전사들의 일자리가 없어져 실업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인공지능의 발전은 저숙련 노동자들이 새로운 일자리로 옮겨가는 것도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인공지능과 로봇 기술의 발전으로 단순 반복 업무뿐만 아니라 정형화되지 않은 업무까지 자동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우 도서관 사서, 단순 경리직, 세무사, 보험심사역, 텔레마케터 등 자동화 비율이 90%가 넘는 직종이 170여 개에 달한다고 한다. 최근에는 인공지능 기술이 고급 지적활동까지 대체할 수 있는 가능성도 보이고 있다.

IBM의 왓슨이 대표적이다. IBM은 퀴즈대회에서 우승한 경력을 가진 왓슨의 데이터 처리능력을 활용하기 위한 시도를 계속하고 있다. 왓슨은 지난해 6월 미국 임상종양학회에서 200명의 백혈병 환자를 대상으로 82.6%의 정확도로 치료법을 제시하기도 했다. 2013년 10월부터 미국 MD앤더슨 암센터에서 머신러닝을 통해 백혈병 환자 진료에 관한 지식을 학습해 얻은 결과였다. 머신러닝 기법은 학습사례가 많아질수록 정확도가 향상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 더 정확한 진단을 내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성환 교수도 인공지능이 인간과의 격차를 점점 좁혀오고 있고 20년 정도 후에는 인간을 능가하기 시작할 것으로 내다봤다. 사람이 습득하고 기억할 수 있는 지식은 한정되지만 인공지능은 습득·활용할 수 있는 지식이 많아지기 때문에 인공지능이 인간보다 나은 판단과 결정을 내리게 되는 것이 당연하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앞으로 인공지능과의 경쟁에서 인간이 밀려나는 상황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영화 엑스마키나의 한 장면. 인공지능 로봇과의 대화에서 오히려 인간의 정체성에 의문을 가지게 되는 영화 이야기처럼 인류는 인공지능이 야기하는 새로운 문제들에 직면하고 있다.
영화 엑스마키나의 한 장면. 인공지능 로봇과의 대화에서 오히려 인간의 정체성에 의문을 가지게 되는 영화 이야기처럼 인류는 인공지능이 야기하는 새로운 문제들에 직면하고 있다.
인류를 위협하는 인공지능
엘론 머스크 테슬라모터스 CEO는 트위터나 강연을 통해 꾸준히 인공지능의 위험성을 지적해왔다. 머스크는 지난해 8월 트위터를 통해 인공지능이 핵무기보다 위험하다고 밝힌데 이어 10월에는 강연회에서 인공지능이 인류에게 위협이 될 수 있으므로 조심스럽게 연구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빌 게이츠 MS 공동창업자도 인공지능의 위험성에 동의하는 입장이다. 게이츠는 현재 인공지능이 인류를 위한 역할을 하고 있지만, 인간을 뛰어넘을 정도의 ‘초지능’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평가한다. 하지만 게이츠는 수십 년 후에는 인공지능이 인류에게 심각한 걱정거리가 될 것이라는 점에서 엘론 머스크의 의견에 동의했다.

장대익 서울대 교수도 인간이 인공지능에 밀려나는 상황을 우려하며 “사회 전 분야에 걸쳐 미래 시나리오를 그려보고 대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장 교수는 인공지능이 발전하면 결국 모든 영역에서 인간이 인공지능으로 대체될 수 있다는 점을 중요하게 보고 있다. 인공지능이 인간과 비슷하거나 더 뛰어난 능력을 가지게 된다면 인간의 일과 인공지능의 일 사이 경계가 사라지고 결국 경제원리상 인공지능을 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장 교수는 이런 상황이 도래하면 누가 더 뛰어나고 저렴한가란 사실 판단이 아니라 누가 왜 특정한 일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가치판단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인공지능이 더 뛰어남에도 불구하고 인간을 써야 하는 이유를 고민해야 한다는 말이다. 그래서 장 교수는 인공지능만큼 인공지능의 인문·사회학적 함의를 연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에서는 에릭 호비츠 MS 레드먼드연구소 총괄책임자의 제안에 따라 인공지능과 그 파급효과에 대해 연구하는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스탠퍼드대를 중심으로 이뤄지는 이 연구 프로젝트의 이름은 ‘인공지능에 대한 100년 연구’다. 이름대로 100년 간 인공지능과 관련된 모든 연구를 진행하는 프로젝트다.

연구를 제안한 호비츠는 인공지능이 의식을 가질 수는 있지만,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히려 인류가 인공지능으로부터 많은 혜택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인공지능이 발전한 미래사회는 여전히 미지의 상태이기 때문에 면밀히 연구하고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여전히 인공지능과 관련해 제대로 연구되지 않은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프로젝트에는 스탠퍼드대를 비롯해 하버드대, 카네기멜론대, 캘리포니아대 버클리캠퍼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 등이 참가하고 있다. 연구 내용도 인공지능 자체의 발전방향에 대한 예측부터 프라이버시, 민주주의, 법, 윤리, 경제, 전쟁, 안전, 심리, 철학 등 열여덟 가지 주제에 걸쳐있다.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첫 번째 주제인 ‘기술 트렌드와 놀라움’에서는 가깝거나 먼 미래에 기술 발전 역량의 관점에서 기대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기술 영역에서 어떤 놀라움을 줄 것인지, 얼마나 이런 변화들을 잘 예측할 수 있는지 연구한다. 또 ‘민주주의와 자유’ 주제에서는 기계학습과 추론이 인간의 믿음과 행동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살펴보는 등 분야별로 인공지능으로 새롭게 제기될 수 있는 문제와 인간이 받을 수 있는 영향에 대해 연구할 예정이다.

호비츠는 이 연구 프로젝트와 관련해 인간이 인공지능에 대한 통제력을 상실하지 않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인공지능 연구는 오랜 기간 암흑기를 이겨내고 본격적인 발전 궤도에 올라섰다. 물론 아직은 최고의 기술력을 투여한 결과가 스스로 고양이를 구별하는 정도다. 하지만 인공지능 미래는 전문가들 사이에도 견해가 엇갈릴 만큼 예측이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호비츠를 비롯한 많은 전문가들은 인공지능 연구와 함께 미래를 살펴보는 연구를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도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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