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물가와 중국인의 물가…차이나플레이션

김선영 신영증권 선임연구원

오늘은 중국의 물가이야기를 할까 한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는 중국 내 물가에 집중해왔다. 물가수준이 통화정책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3월1일부로 단행된 금리인하 역시 저물가가 뒷받침되어 가능한 정책이다. 지난 1월 중국의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0.8% 상승했다. 5년 2개월 만에 나타난 최저치로 시장에서는 심심치 않게 디플레이션 우려도 제기될 정도다.


조금 더 피부에 와 닿는 실질적인 물가수준을 살펴보자. 중국에서 가공하지 않는 먹거리(채소, 달걀, 고기)는 엄청 싸다. 지역마다 차이는 있지만 평균적으로 최고급 쌀은 10kg에 7천원, 달걀1판(30알)은 2천원 정도한다. 공산품은 어떨까? 감자칩은 800원, 콜라 500ml가 500원 정도한다. 또한 조금 쓸 만한 정도의 품질 기준으로 냄비는 3만원, 타월 한 장에 3천원 정도다. 물론 훨씬 저렴한 제품도 있지만 중국의 공산품은 품질 대비 가격이 비싼 편이다.

중국을 바라보는 시각이 변해간다. Made in china에서 Made for china로… 천송이 립스틱 열풍으로 중국인들의 화장품 수요가 증가하고 있고, 컬러렌즈 등 기타 소비품도 수요가 늘면서 관련 기업들의 매출에도 상당히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의류나 2차 식품 등의 소비품들도 같은 맥락이다.

그런데 부작용도 있다. 이른바 차이나플레이션(china-flation)이다. 얼마 전 중국 언론에서는 홍콩과 마카오에서 중국인 방문객 수를 제한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이유는 중국 상인들과 관광객들의 생필품 사재기로 홍콩이나 마카오의 물가상승 압박이 높다는 것이다. 부동산 시장도 마찬가지다. 호주에서는 중국인들의 부동산 구매가 1년 만에 60%나 증가한 것으로 집계되었고 미국에서도 외국인 부동산거래에서 중국인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25%에 달하는 수준으로 나타났다. 사실 우리나라 제주도 역시 중국인들의 투자가 몰리고 있어 땅값이 고공행진 중이다. 앞으로 더더욱 중국인들의 개인 소득이 증가하고 문화수준이 향상되면서 웰빙제품이나 고급의류 등에도 차이나플레이션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결론이다. 중국의 소비자 물가지수가 전년 동기 대비 0.8% 상승하면서 인플레이션 압박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통화정책을 완화하여 경기를 부양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중국인들의 소비 형태로 미루어보아 글로벌 물가 상승 압력이 존재한다는 사실에도 주목해야 한다. 아직까지 문제가 되고 있진 않지만, 시간문제인 것 같다. 이제부터는 ‘중국의 물가’뿐만 아니라, ‘중국인들의 물가’에도 주목해야 할 시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