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행성 논란 '10원 경매' 투자 사기까지?

10원경매 사이트 럭키타임 홈페이지

이른바 '10원 경매'로 불리는 경매 방식의 인터넷 쇼핑몰이 낙찰 조작으로 매출을 부풀린 뒤 제3자에게 매각해 사기 논란에 휘말렸다. 정상적으로 낙찰이 이뤄진 상품 배송조차 제때 하지 않은 상태에서 불거진 사기매각 논란으로 사이트 운영까지 중단돼 고객 피해도 우려된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10원 경매 사이트 '럭키타임' 대표 이모 씨는 이 사이트 운영대행업체인 B사 대표 P씨와 원 소유주였던 R사 대표 H씨를 사기혐의로 부산지검 동부지청에 고소했다.


이 씨는 고소장에서 P씨가 럭키타임을 인수하면 매달 1억~1억5000만원의 매출이 가능하다며 당시 R사 소유였던 럭키타임을 자신이 주선해 싸게 인수할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고 권유했다고 밝혔다. 매달 매출 1억 원만 넘기면 상품 발송비 5000만 원과 운영비 1800만 원을 뺀 3200만 원의 순 수익을 이씨가 가져갈 수 있다고 부추겼다고 주장했다.

이 씨는 P씨 권유로 지난해 6월 총 4억 원을 투자해 해당 사이트를 인수했다. 사이트 인수 후 매출이 예상외로 부진하자 이 씨는 관리자 계정을 통해 과거 거래내역을 확인했는데 이 과정에서 운영 대행사 B사가 럭키타임 일부 회원 아이디를 도용했다는 증거를 발견했다고 주장했다.

10원 경매의 경우 1번 입찰할 때마다 10원씩 가격이 오르는 구조다. 1회 입찰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1개당 500원인 골드별을 따로 구매해야 한다. 예컨대 입찰에 여러 명이 참여해 경쟁이 붙을수록 골드별 지출이 늘어나고 상품가격보다 입찰참여로 모은 골드별 구입가가 높아지는 구조다. 이는 럭키타임과 같은 10원 경매사이트의 주 수익원이기도 하다.


이 씨에 따르면 운영대행사 B사는 이렇게 도용한 아이디를 사용해 외상으로 골드별을 충전한 뒤 경매에 참여해 낙찰가를 올린 후 골드별 구매액을 결제하지 않았다. 외상으로 골드별을 사서 입찰에 참여해 고객들의 추가 입찰을 유도한 뒤 빠지는 방식이다.

이런 식으로 매출을 부풀린 후 이 씨에게 사이트를 넘긴 뒤에는 다시 정상적인 영업을 전개했고 결국 매출이 계약 전보다 터무니없이 낮아졌다는 게 이 씨 주장이다.

아이디를 도용당한 회원과 직접 접촉해 부정행위를 확인한 이 씨는 운영대행사 대표인 P씨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또 사이트 매매과정에서 원 소유주였던 R사가 직접 계약 주체로 나서지 않고 B사에 먼저 판 뒤 이 씨가 재매수하도록 유도한 것도 B사와 P사가 매출 부풀리기를 사전에 공모한 증거라고 주장했다.

특히 낙찰 조작 뿐 아니라 P씨가 정상적으로 낙찰된 상품조차 고객에게 배송하지 않았다고 이씨는 밝혔다. 이씨는 "럭키타임을 인수하고 보니 상품 미발송 규모만 5000만 원에 달했고 고객에게 돌려줘야 하는 적립금도 수 천 만원 수준 이었다"며 "운영대행사의 사기행각에 당한 고객이 상당수"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P씨는 이같은 의혹은 이씨의 일방적인 주장일 뿐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이다. P씨는 "10원경매의 경우 매출 부풀리기를 할 수 있는 구조도 아니고 이를 입증할 수 있는 관련 매출전표도 갖고 있다"며 "인수당시 이런 내용을 이씨도 다 알고 있었다"고 반박했다.

이어 그는 "럭키타임은 2011년 불법 10원 경매 단속과정에서도 문제없이 살아남은 사이트"라며 "사이트가 망가진 것은 본인이 경영을 잘못한 탓"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