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전]순환매 증시..교체매매 염두에 둬야

2월 들어 급속도로 유입되기 시작한 외국인 매수세가 쉼 없이 이어지고 있다. 전날까지 최근 7거래일 연속 하루 평균 1500억원에 달하는 순매수가 이뤄졌다. 외국인 수급을 동력으로 코스피 시장은 5개월만에 지수 2000선을 회복하며 마감했다.

외국인의 컴백을 이끈 가장 큰 원동력은 글로벌 저성장 우려가 완화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각국의 경기부양 정책과도 연결이 돼 있는데, 지난달을 기점으로 그렉시트 우려가 해소되면서 유로존 양적완화 조치가 발표되면서 유럽 각국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중국도 지난 주 예금금리 인하 등의 부양기조를 계속 유지하고 있고, 미국도 낮아진 유가 수준이 소비 심리의 개선으로 이어지는 추세다. 여기에 연준의 조기 금리인상 우려가 크지 않다는 점이 글로벌 유동성의 위험자산 선호를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글로벌 증시는 미국, 독일, 일본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연일 신고가가 연출되고 있다. 최근 들어 상승폭이 다소 줄어드는 등 호흡을 조절하는 모습을 보이긴 하지만 전반적인 추세는 아직도 우상향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여건개선으로 인해 그간 오르지 못했던 한국의 코스피 시장과 선진국과의 수익률 격차가 해소되는 양상이 진행될 것으로 보이는데, 중요한 것은 최근 증시가 일종의 순환매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전날 증시의 양상이 그랬다.


삼성전자에 이어 자동차를 중심으로 한 산업기자재, 철강, 화학 등 대형주 강세가 관측됐고 그간 상승률이 높았던 중소형주와 코스닥은 상승에 제한을 받는 모습을 보였다. 섹터별로도 수익률에 차이가 나는 모습이 있었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전일 코스피지수 2000 회복과 관련, 지수 상승을 이끈 섹터는 자동차였다"며 "국내 자동차섹터는 유로화와 엔화약세 등 환율 전쟁의 대표적인 피해주였는데, 비교적 강한 반등이 이뤄졌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전일 자동차의 상승이 단순한 순환매 차원의 반등인지, 혹은 저성장 우려 완화에 따른 한국 수출섹터에 대한 긍정적 시각으로의 변화인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며 "향후 자동차 섹터의 주가 변화가 지수 2000안착과 관련, 중요한 바로미터가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수급측면에서 들여다볼 변수도 있다. 2000선에서의 펀드환매 물량에 따른 기관매도세가 부담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시장은 큰 변화보다는 낙폭과대 종목에 대한 저가매수, 상승폭이 컸던 종목군에 대한 차익매물이 혼재된 모습이 좀 더 연출될 가능성이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발빠른 교체매매에 나서는 게 수익률을 좀 더 높게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기대수익률을 짧게 잡는 자세도 바람직하다. 홈런보다는 연속된 단타가 점수를 더 올릴 수도 있다는 얘기다.

한편 뉴욕증시는 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치운데 따른 부담감으로 하락세를 나타냈다. 나스닥은 다시 5000선 아래로 내려갔고 다우와 S&P500 지수도 일제히 한발 물러섰다.

전날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면서 주가가 하락한데다 자동차 판매실적 부진도 증시에 부담이 됐다.

3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나스닥은 전날보다 28.19포인트(0.56%) 하락하며 4979.90으로 마감했다. S&P500은 9.61포인트(0.45%) 떨어진 2107.78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