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개특위 이번주 본격 가동…선거구획정委 '뜨거운 감자'

(서울=뉴스1) 여태경 기자 =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치개혁 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병석 위원장과 여야간사인 정문헌 새누리당 의원, 김태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을 비롯한 여야 의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15.3.18/뉴스1 © News1 허경 기자

20대 총선 룰을 결정하는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위원장 이병석)가 이번주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한다.

29일 국회에 따르면 정개특위는 오는 1일 2차 전체회의를 열어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정치관계법 개정 의견을 보고 받고 소위원회 구성을 확정한다.


지난 18일 첫 전체회의에서 위원장과 간사를 선임하고 상견례를 마친 정개특위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선거법 등 정치관계법 전반을 손질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 활동기간은 8월 31일까지다.

현재까지 제출된 정개특위 심사 대상 안건은 공직선거법 개정안 228건, 정치자금법 개정안 34건, 정당법 개정안 26건, 청원 7건 등 총 295건에 달할 정도로 방대하다. 이 중에는 선거판을 뒤흔들 만한 안건들도 상당수 포함돼 있어 치열한 눈치 싸움이 벌써부터 예고되고 있다.

특히 정치권 초미의 관심사는 의원들의 생사 여부가 달린 선거구 재획정 문제다.


헌법재판소가 지난해 10월 선거구별 인구 편차를 3 대 1에서 2 대 1로 변경하라고 결정함에 따라 20대 총선에서는 현행 246개 선거구 중 직접 영향권에 든 62개 선거구의 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인근 지역구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이 때문에 현행 국회 비상설 자문기구인 선거구획정위원회의 외부 독립기구 설치와 권한 강화를 놓고부터 여야의 팽팽한 줄다리기가 예상된다.

여야 지도부는 지난 1월 선거구 조정을 논의하는 선거구획정위원회를 국회가 아닌 외부 독립기구로 설치하는 원칙에는 합의했다.

하지만 선거구획정위를 독립기구로 설치하더라도 획정위가 마련한 안을 국회에서 다시 손질할 가능성이 있어 의원들의 입김이 작용할 여지는 여전히 남아 있다.

실제 일부 정개특위 위원들은 선거구획정 권한을 외부에 전적으로 넘기는 데 대해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어 논의 과정에서 진통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새정치연합보다는 새누리당 위원들 사이에서 신중한 의견이 좀 더 나온다.

이런 부작용을 막기 위해 선거구획정위에서 마련한 획정안을 국회에서 수정 의결할 수 없게 하자는 주장도 많다. 현재 새정치민주연합 박기춘 의원과 원혜영 의원 등은 이 같은 내용의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여야 지도부도 원칙적으로는 이런 입장을 밝히고 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지난 25일 당 보수혁신특위의 결정을 언급하며 "선거구획정위는 일단 국회에는 두지 않는다"며 "그래서 거기에서 결정된 안을 국회에서 전혀 손대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도 지난 2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여야는 선거구 재획정을 국회가 아닌 중립적인 기구에서 결정하도록 한다는 약속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헌재가 시한으로 정한 연말까지 선거구를 재획정하려면 선거구획정위의 독립과 또 선거구 획정안의 본회의 집행 표결을 위한 선거법 및 국회법 개정이 4월 임시국회에서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여당의 협조를 촉구했다.

선거구 획정 논의과정에서 통폐합이 불가피한 농어촌 지역 의원들의 저항도 정개특위가 극복해야 할 과제다.

이미 여야 의원들로 구성된 '농어촌 지방 주권 지키기 의원모임'은 3개 이상의 자치구·시·군이 1개의 국회의원 지역구로 묶이는 복합 선거구의 경우 인구 하한선과 관계 없이 선거구를 획정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공동 발의하는 등 집단 움직임에 들어갔다.

선거구 획정과 함께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와 석패율제(당 취약지역에서 아쉽게 낙선한 지역구 후보를 비례대표로 당선시키는 제도), 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 등 선거제도 개편도 정개특위 주요 의제다.

앞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오픈프라이머리 제도와 권역별 비례대표제·석패율제 도입과 법인·단체의 선관위 정치자금 기탁 허용, 후원금 모금한도액 인상 등 정치자금 관련 안건 등을 정치관계법 개정 의견으로 제안했다.

새누리당은 김무성 대표를 필두로 오픈프라이머리와 석패율제 도입에 적극적인 입장이다. 새정치연합은 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입장이지만 오픈프라이머리 도입에 있어서는 미온적이다.
또 여야를 떠나 개개 의원들마다 각각의 제도 도입에 대한 이해득실이 달라 입법 과정이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이밖에도 국회의원 정원 조정과 투표시간 연장, 선거권 연령 하향조정, 지역구 및 비례대표 여성 비율 상향, 투표용지나 선거벽보 게재순위 문제 등도 안건으로 올라 있다.

또 선관위가 제안한 지구당 허용, 단체의 정치자금 기탁 허용, 후원금 한도액 증액과 공무원의 정치활동 허용 등 정치자금법과 정당법 개정에 대해서도 논의할 예정이다.

정개특위 관계자는 "소위를 확정한 후 쟁점 없는 안건부터 먼저 상정해 최대한 빨리 처리하고 쟁점이 있는 안건은 심도 있게 논의를 계속 해 나갈 것"이라며 "소위는 통상 교섭단체 수(현재 2개)에 따라 공직선거법과 정당·정치자금법 심사 소위 두 개를 꾸릴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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