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50일 맞은 문재인 "당 불씨 되살려냈다" 자평

머니투데이

배소진 기자

당 대표 취임 50일을 맞은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29일 그 동안의 소회로 "이제 겨우 꺼져가는 (당의) 불씨를 되살려 낸 정도"라며 "앞으로 더욱 활활 타오르게끔 노력해나가겠다"고 밝혔다.

문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의원동산 내 사랑재에서 대표 취임 50일을 맞아 사실상 첫 공식적인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당초 취임 한 달째인 지난 8일 기자간담회를 계획했으나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 피습사건으로 이를 미룬 바 있다.

문 대표는 곰이 백일 간 마늘과 쑥을 먹고 사람으로 변한 단군신화를 언급하며 "우리 당이 국민들 눈높이에 맞게 제대로 변화하려면 우리도 마늘과 쑥과 먹는 그런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며 "지금까지 50일간 우리가 마늘, 쑥을 먹었으니 앞으로 50일 더 먹어야 우리 당이 제대로 변화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문 대표가 경제성장, 안보 등을 강조하는 등 '우클릭' 행보를 보이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유능한 경제정당, 안보정당은 우리 당이 수권정당이 되기 위해 반드시 갖춰야 하는 능력"이라며 "우클릭이라거나 중도보수 지향한다거나 하는 치원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께 수권능력을 보여드리는 길"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표가 주창하는 '소득주도 성장'에 대한 알맹이가 없다는 비판에 대해서도 그는 "왜 새누리당(의 경제정책)에 대해서는 알맹이가 없다고 말하지 않느냐"고 뒤물었다. 시민들을 만나면서 '먹고살기 힘들고, 앞으로 좋아질 희망이 보이지 않아 암담하다'는 얘기를 많이 전해들었다는 것이다.

문 대표는 "이명박정부 이후 박근혜정부에 이르기까지 7년간 우리 경제정책이 잘못됐기 때문이고 정권이 경제에 무능했기 때문"이라며 "이번 (4.29 재보궐선거)를 박근혜정부의 경제무능과 경제실패를 심판하고 국민들의 지갑을 지키는 선거라고 의미를 규정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런 뒤 "이런저런 일정이나 행사를 통해서 주장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며 "우리 당 전체가 '유능한 경제정당'을 뒷받침 할 수 있는 구조로 전환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앞으로 민주정책연구원을 중심으로 내외부 전문가들이 함께 구체적인 대안을 내놓을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그러나 4.29 재보궐선거 판세에 대해서는 "좋지않은 것이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야권 후보가 난립하면서 새정치연합에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지 않다는 점도 잘 알고 있다는 것이다.

문 대표는 "선거를 이기는 다른 왕도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정성을 다하고 간절하게 임하는 것, 그런 자세로 선거를 치른다면 반드시 좋은 결과가 따라오고 국민들도 그런 과정을 평가해주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한편 정동영 전 상임고문의 관악을 출마설에 대해서는 "우리 당 밖의 일을 말씀드리고 싶지는 않다"며 즉답을 피했다.

다만 "우리 당의 불씨가 사그라드는 것이 보였을 때 다른 모색이 필요하다고 나서는 건 국민들이 공감할 수 있을 지 모르지만 지금은 우리 당 불길이 다시 타오르고 있는 상황"이라며 "그런 상황 속에서 다른 불씨를 만들어보겠다고 입김을 불고 하는 것을 국민들이 얼마나 공감할 것인가 생각이 든다"고 에둘러 불편함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