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소재 개발에 사활 거는 기업들…왜?

지난해 12월 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4 국제신소재전'에서 관람객들이 현미경을 이용한 외관검사장비를 체험하고 있다. /사진=뉴스1

각 기업들이 '철기 시대' 이후를 준비하며 신소재 선점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는 신소재가 기존 소재 대비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각 분야에서 경량화·고강도 등 수요가 다양하게 발생하고 있기에 이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으려는 목적이다.

'신소재 선점' 싸움에는 기존 소재시장 강자였던 LG화학 (369,000원 ▼4,000 -1.07%), 코오롱 (16,190원 ▼40 -0.25%), 효성 (58,900원 ▲500 +0.86%), 금호석유화학 등을 포함해 삼성SDI (408,000원 ▼5,500 -1.33%), 포스코 등도 잇따라 뛰어들고 있다.


박진수 LG화학 부회장은 지난 2월 27일 여수공장 기자간담회에서 "청동기시대, 철기시대처럼 역사적으로 소재는 그 시대를 규정짓는 중요한 요소였다"며 "남보다 먼저 경쟁력 있는 소재를 선점하는 집단이 세상을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LG화학의 신소재 공략은, 전통적인 먹거리로 삼아온 석유화학부문 업황이 저유가시대를 맞아 악화됨에 따라 새 성장동력이 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에 석유화학사업본부를 기초소재사업본부로 변경하면서 2018년 이후 '세상에 없던 소재'로 시장을 주도하겠다는 비전을 밝히고, 미래소재 매출을 2025년까지 10조원 이상으로 키우겠다고 선언했다. 현재 엔지니어링 플라스틱과 고흡수성수지(SAP) 등으로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나서고 있다.


효성은 지난해 양산에 들어간 탄소섬유에 이어, 2013년 세계 최초로 개발한 고성능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소재인 폴리케톤을 상용화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폴리케톤은 나일론보다 강도와 내화학성이 뛰어나며 내마모성, 기체 차단성도 뛰어난 소재다.

자동차 경량화 바람 등 수요시장의 추세도 신소재 개발을 견인한다. 코오롱플라스틱 (7,040원 ▼20 -0.28%)은 차세대 경량화 소재로 열가소성 탄소섬유 복합재와 장섬유 강화 복합소재 등에 집중하고 있다. 기존 제품에 비해 무게를 줄이면서 강도와 가공성을 강화했다.

삼성SDI (408,000원 ▼5,500 -1.33%)는 지난해 10월 독일에서 열린 국제 소재 전시회 '파쿠마 2014'에서 금속에 비해 무게를 40% 이상 감축한 경량화소재 등을 포함한 차량용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을 선보였다.

기존 사업부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신소재 개발도 한창이다. 금호석유화학은 철보다 100배 강하고 구리보다 1000배 전기가 잘 통하는 탄소나노튜브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탄소나노튜브는 기존 금호석유화학 주력제품인 합성고무 등과 함께 차량용 타이어에 적용될 경우 내마모성 및 연비를 향상시킬 것으로 기대되는 소재다.

'철강 본원경쟁력' 강화를 내건 포스코도 미래 먹거리로 니켈과 리튬을 이용한 신소재 개발에 주목하고 있다. 포스코는 세계 최초 염수리튬 고효율 추출법을 개발한 뒤 지난해 12월 아르헨티나에 연산 200톤 규모 플랜트를 준공했다. 니켈 역시 2004년 융복합제련 고유기술의 상업화 프로젝트를 시작해 지난해 6월 파일럿 공장 기술검증까지 끝마쳤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들이 신소재 개발에 열을 내는 이유 중에는 중국산 범용 소재의 범람으로 인한 기존사업 경쟁력 하락 탓도 크다"며 "고수익성 신소재 개발은 기업에게 단순히 미래 먹거리가 아닌, 생존을 위한 필수 선택이 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