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반값 복비' 공청회…찬반 '입장차'만 확인

30일 서울시의회 의원회관에서 서울특별시 주택 중개수수료 등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의 효율적 심사를 위한 공청회가 열리고 있다. 서울시 도시계획국은 이날 공청회에서 지난해 7월 공인중개사법과 부동산거래신고에 관한 법률이 분리됐으나 부동산 중개보수 체계는 2000년에 마련돼 매매와 전세 간 중개보수 역전현상이 발생, 조례 개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고가주택의 기준이 6억원에서 9억원으로 상향되면서 중개보수 요율체계가 현실에 맞지 않다고 덧붙였다./사진=뉴스1

서울시의회가 소위 '반값 복비' 방안(부동산 중개수수료 고정요율화 조례안)을 놓고 30일 공청회를 열었지만 업계와 소비자단체의 입장차만 확인했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는 '소비자와의 분쟁 해소'를 위해 고정요율제의 필요성을 주장한 반면, 소비자단체는 고정요율제는 '소비자의 가격 협상권 박탈'인 만큼 상한요율제가 적용된 현 정부안을 서둘러 통과시켜야 된다며 맞섰다.


이날 공청회 패널로 나온 김학환 공인중개사협회 고문은 "중개보수와 관련해 현재 상한을 법령으로 정하고 조례에서 낮추고 있어 소비자 선택권과 공정거래법상 불공정을 운운할 수 있는 환경이라고 말할 수 없다"며 "고정요율제를 적용해 중개사와 소비자간 분쟁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고문은 "중개보수는 결과보수체계여서 아무리 많은 물건을 보여줘도 계약이 성사 안되면 한 푼도 못 받는 상황"이라며 "상한요율제로 인해 분쟁을 호소하는 중개사가 많고 중개사도 전문가인 만큼 일한 만큼의 대가를 인정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는 "지자체별로 부동산시장이 다른데 동일한 시·도 조례 개정안을 시도한 것은 법 취지와 지방자치 원리에 맞지 않다. 정부 법령과 지자체 조례 등으로 중개보수체계가 이원화된 부분도 개선될 필요가 있다"며 고정요율제 적용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30일 서울시의회 의원회관에서 서울특별시 주택 중개수수료 등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의 효율적 심사를 위한 공청회가 열리고 있다. 서울시 도시계획국은 이날 공청회에서 지난해 7월 공인중개사법과 부동산거래신고에 관한 법률이 분리됐으나 부동산 중개보수 체계는 2000년에 마련돼 매매와 전세 간 중개보수 역전현상이 발생, 조례 개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고가주택의 기준이 6억원에서 9억원으로 상향되면서 중개보수 요율체계가 현실에 맞지 않다고 덧붙였다./사진=뉴스1

반면 임은경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사무총장은 "조례개정안은 부동산시장의 성장을 반영하고 고가주택 중개보수 현실화, 매매·전세 중개보수 역전화 시정 측면에서 다음 회기에서 반드시 통과돼야 한다"며 "소비자단체협의회 설문 결과 정부가 제시한 부동산 중개보수안에 대해 60% 이상이 찬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 사무총장은 "고정요율제가 적용된다면 물건값을 흥정하지 못하도록하는 것으로 소비자 선택권을 침해하고 가격경쟁력을 사라지게 해 담합을 통한 서비스 질 저하가 우려된다"며 "만일 시의회가 과거 경기도의회처럼 고정요율 적용안을 상정한다면 이익단체를 위한 의회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형찬 국토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정부안에 포함되지 못한 저가구간 부분에 대한 요율에 대해선 새로운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며 "이번 권고안의 취지가 시장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11월 '부동산 중개보수 체계 개선안'을 통해 '6억원 이상 9억원 미만 주택 매매때는 수수료를 0.5% 이하', '3억원 이상 6억원 미만의 전·월세 임차때는 0.4% 이하'의 요율을 각각 적용하도록 했다.

기존에는 6억원 이상 주택 매매시 0.9% 이하에서 중개사와 의뢰인이 협의하고 3억원 이상 전·월세 임대차 때는 0.8% 이하에서 협의해 결정하도록 했다.

특히 서울은 개편안의 대상이 되는 중고가 주택이 밀집돼 있어 이번 조례 개정의 파급 효과가 가장 큰 곳이란 의견이다. 실제 국토부에 따르면 2013년 기준 매매가 6억원 이상∼9억원 미만 주택 비중은 지방의 경우 0.2%에 불과하지만, 서울은 16.6%에 달한다.

전셋값 3억원 이상∼6억원 미만 주택의 비중도 지방은 0.6%인데 비해 서울은 25.4%로 조사됐다. 이날 공청회는 지난 2일 시의회 도시계획관리위원회(도계위)가 '서울시 주택 중개수수료 조례안 일부개정조례안' 심의를 벌였지만 의견 수렴을 위해 보류하면서 마련됐다.

도계위는 이날 공청회에서 나온 의견을 취합한 뒤 다음달 7일부터 열리는 임시의회 회기 중에 조례안을 심의할 예정이다. 강원도에 이어 경기, 인천, 경북 등 지자체들이 잇따라 반값 중개수수료 도입을 확정함에 따라 서울시의회가 어떤 결정으로 의견을 모을지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