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최악의 스모그 "차량 2부제로 잡을 수 있나"

베이징 시민들이 황사와 스모그로 오염된 공기 속에서 집단 체조를 하고 있다.

베이징의 초미세먼지(PM 2.5) 농도가 '150㎍/㎥ 이상 72시간 넘게' 지속되면 곧바로 승용차 2부제가 실시된다. 유치원과 초·중·고교는 수업을 전면 중단한다. 올해 최소 10일 이상 공기 오염에 따른 승용차 2부제와 수업 중단 사태가 벌어질 전망이다.

31일 북경청년보에 따르면 베이징시는 새롭게 바뀐 ‘공기 중도오염 응급 예방안’을 이날부터 시행한다. 특히 초미세먼지 농도 150㎍/㎥ 이상이 72시간 넘게 지속되면 ‘홍색’ 경보를 발동해 곧바로 승용차 2부제와 초중고교 및 유치원 수업 중단 조치가 이뤄진다. 초미세먼지 농도의 세계적 기준치는 25㎍/㎥로 150㎍/㎥는 기준치의 6배에 달한다.


베이징시의 공기 중도오염(PM 2.5 농도 150㎍/㎥ 이상) 조기 경보체계는 청색(24시간)→황색(48시간)→주황색(72시간)→홍색(72시간 이상) 순으로 높아진다. 이전까지는 중도오염이 3일간 유지될 것으로 보일 때 ‘주황색’ 경보를 내렸지만 앞으로는 3일간 또는 그 이상도 바로 ‘홍색’ 경보가 내려진다. 이 때문에 올해는 홍색 경보 발생일이 예년보다 한결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이전까지는 중도오염 지속 기간을 ‘일 단위’로 책정했는데 앞으로는 ‘시간 단위’로 바꿔 조기 경보의 실효성을 더 높인다.

지난해 베이징시는 3회 이상 홍색 경보를 발표한 바 있는데 이를 감안할 때 올해는 10~20일 정도 승용차 2부제와 학교 수업 중단 사태가 나올 수 있다.


북경청년보는 베이징시 환경보호검측센터 관계자를 인용해 “베이징의 PM2.5 일일 평균 농도가 150㎍/㎥ 이상이면 중도 오염으로 간주한다”며 “중도오염이 3일 이상이면 최고 단계인 홍색 경보가 내려지는데 지난해 2월 하순에는 7일 연속 중도오염이 나타나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전까지는 당일 오후에 중도오염이 나타나고 다음날 오후에 중도오염이 사라지면 일 단위로 계산해 조기 경보를 내리지 못했지만 이제는 시간 단위로 계산해 실생활에 맞는 경보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북경청년보는 “홍색 경보가 내려지고 차량 2부제가 실시되면 280만명 정도가 차량 이용을 할 수 없게 된다”며 “버스 운행 횟수를 2만5000회로 이전보다 4000회 이상 늘리고 지하철 운행 시간 간격도 줄이는 등 교통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중도 오염 조기 경보가 발령되면 초중고교와 유치원 수업도 즉시 조정해야 한다. 황색 경보 단계에서는 체육수업과 쉬는 시간의 체조, 운동회 등이 전면 금지되며, 주황색 단계에서는 각급 학교의 야외 활동이 일절 금지된다. 홍색 단계는 모든 수업을 하지 못한다.

이와 함께 환경 오염 처벌 기준도 더욱 강화했다. 북경청년보는 베이징시 관계자를 인용해 “지난해까지는 공사장의 흙을 규정대로 덮지 않았더라도 경고 조치에 그쳤지만 앞으로는 최대 1년6개월까지 영업을 정지시킬 것”이라고 전했다. 먼지 방지를 소홀히 했다는 이유로 사실상 기업 하나가 사장될 수 있는 셈이다. 북경청년보는 지난해 APEC 기간에 개인 기업이 60일 영업 정지를 맞은 사례도 소개했다.

단속 범위도 확대된다. 이전까지는 베이징시 오환 이내 141개 기업의 환경 오염을 주로 단속했지만 앞으로는 베이징시 전역으로 단속을 강화해 수 천 개 기업들이 단속 대상이 된다.

그러나 베이징시의 이 같은 방침이 근본 처방은 아니라는 견해도 높다. 특히 지나친 환경 오염 단속에 나설 경우 기업 활동이나 투자가 위축될 수 있고, 차량 2부제나 수업 중단도 대책을 충분히 마련한 후 시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베이징시 교육위원회는 수업이 중단되더라도 디지털 네트워크 서비스로 학습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지만 실효성은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