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해외투자 100조 시대, 11조 수익

국민연금이 지난해 해외자산에 100조원을 투자해 11조원 이상의 수익을 남겼다. 해외투자금의 세배가 넘는 기금을 운용해 13조원을 거둔 국내 투자 수익과 맞먹는 수준이다.

국민연금은 주식·채권·대체투자 등 해외투자 각 부문에서 두자릿수 수익률을 기록하며 국내 연기금 중 최고 수준의 수익률(5.25%)을 기록했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지난해 총 102조6000억원의 자산을 해외에 투자해 10.63%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국민연금의 총 운용기금 470조원의 21.8%에 달하는 금액을 해외에 투자한 것이다.

지난해 국내 주식 시장이 얼어붙으며 국내주식 부문에서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음에도 국민연금이 평균 5.25%의 수익률을 기록한데는 해외투자에서의 선전이 있었다는 평가다.

국민연금은 현재 21.8% 수준인 운용자산 중 해외투자 비중을 오는 2배 이상 늘려 2019년까지 200조원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국내에서 저성장-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해외투자에 대한 상대적인 매력이 커졌기 때문이다.


부문별로 보면 국민연금은 지난해 총 56조6000억원의 자산을 해외주식에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대비 12조2000억원 늘어난 것. 전체 운용 자산에서 해외주식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도 12.0%로 전년(10.4%)보다 커졌다.

해외주식을 통한 수익도 쏠쏠했다. 지난해 국민연금은 해외주식 부문에서 8.94%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국내 증시 침체로 -5.43% 수익률을 기록한 국내주식 부문과 대조를 이룬다. 국민연금 주식자산 중 해외주식 비중도 급증했다. 지난 2005년 말 3.3%에 불과했던 해외주식 비중은 지난해 말 39.4%로 커졌다.

대체투자 부문에서는 국내 비중보다 해외 비중이 더 커졌다는 점이 두드러진다. 2013년 말 국민연금은 국내 대체투자에 20조5400억원, 해외에 19조7800억원을 각각 투자했다. 지난해 말에는 국내 22조1900억원, 해외 24조4600억원으로 그 비중이 역전됐다.

결국 기대를 만족시키는 성과가 나왔다. 지난해 해외 대체투자 부문에서 무려 15.19%의 수익률을 기록한 것이다. 2012년 5.2%, 2013년 8.5%에 비해 괄목할 만한 성과다.

해외채권 부문에서도 총 전년보다 약 3조원 늘어난 21조5000억원을 투자해 8.55%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전체 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6%로 0.3%포인트 증가했다.

최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기존 뉴욕과 런던에 이어 싱가포르에 세 번째 국민연금 투자본부를 설립하기로 하는 등 해외투자 저변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연기금 관계자는 "해외 연기금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저조한 국민연금의 수익률을 감안하면 해외투자가 대안이 될 수 있다"면서도 "‘고위험 고수익’ 원칙은 그대로 적용되기 때문에 더 커진 위험 관리에 힘써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