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가 애니메이션 실종?..5월 가정의 달 '총력전'

#초등학생 자녀를 둔 직장인 김성민(41)씨는 아이와 극장가를 찾은지 오래다. 키덜트이기도 한 김씨는 주말에 아이와 극장에서 애니메이션을 보는 게 낙이었는데 최근 극장가에서 애니메이션을 찾아보기가 쉽지 않아서다. 김 씨는 "겨울왕국 이후 극장가에 봇물처럼 터졌던 애니메이션 개봉이 요즘은 뜸한 것 같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최근 극장가에서 애니메이션 개봉이 뜸하다. '겨울왕국'으로 대박을 터뜨린 디즈니는 올해 '빅 히어로'를 선보인 이후 애니메이션을 실사화 한 영화 제작에 집중하고 있고, 영화 수입업체들도 애니메이션의 저조한 흥행 탓에 수입을 꺼려하는 눈치다. 그나마 5월 가정의 달에 맞춰 몇몇 애니메이션이 개봉을 준비하고 있지만 대작을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초 '빅 히어로', '도라에몽 스텐바이 미', '최강전사 미니특공대' 등 몇몇 국내외 애니메이션이 개봉된 후 극장가에서 애니메이션이 종적을 감췄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매달 2~3편의 애니메이션이 개봉된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그나마 최근 '신데렐라' 등 동화를 모티브로 한 영화들이 개봉되고 있지만 실사로 제작된 탓에 아이보단 성인에 타깃을 맞추고 있다.

극장가의 애니메이션 품귀 현상은 국내 애니메이션 제작사들이 잇따라 흥행에 쓴맛을 보면서 후속작품을 선보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얼마 전 개봉한 '쥬로링 동물탐정'은 누적 관객수 2만5000명에 그쳤으며, 교육방송 EBS에서 큰 인기를 얻고있는 '최강전사 미니특공대는 15만명을 기록하는데 만족했다.

여기에 최근 블록버스터급 해외 성인영화가 잇따라 개봉되면서 상영관 확보 문제로 수입업체들이 애니메이션 수입을 꺼려하는 점도 이유로 꼽힌다. 한 수입업체 관계자는 "평소에도 애니메이션은 많은 상영관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며 "요즘처럼 대작 상업영화가 잇따라 쏟아지는 상황에서 섣불리 애니메이션을 수입하기가 쉽지는 않다"고 토로했다.

그나마 5월 가정의 달에 맞춰 몇몇 작품이 선보일 예정이지만, 흥행 여부는 두고 봐야 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CGV에 따르면 23일 '짱구는 못말려' 극장판을 시작으로, 30일에는 '빌리와 용감한 녀석들3', '아스테릭스', 노아의 방주', 다이노 타임', '쿠크하트'가 개봉을 앞두고 있다. 또, 5월 21일에는 '홈'이 개봉될 예정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5월에는 가족단위 관객이 많아 애니메이션의 성수기로 꼽힌다"며 "다만, 올해는 이시기에 눈에 띄는 대작이 없어 흥행 여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