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금 연결고리' 포스코건설 前전무 구속영장 기각

(서울=뉴스1) 홍우람 기자 =

인천 연수구 포스코건설 사옥. © News1 민경석 기자

하도급업체로부터 거액의 뒷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김모(63) 전 포스코건설 전무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25일 김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한 서울중앙지법 이승규 영장전담 판사는 "제출된 기록 등에 비추어 현단계에서 구속의 사유와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앞서 포스코건설 비자금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조상준)는 전날 배임수재와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혐의로 김 전 전무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 전 전무는 2011년부터 토목환경사업본부장으로 재직하면서 포스코건설이 시공한 국내 공사를 수주한 하도급업체로부터 수억원대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김 전 전무가 부하 임원들이 업체에서 받은 뒷돈도 상납받은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포스코건설이 국내외에서 하청업체와 짜고 비자금을 조성하는 뒷거래 관행을 이어온 데 토목환경건설본부장 자리가 핵심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현재까지 포스코건설 비자금 의혹에 연루돼 수사를 받은 전·현직 토목환경사업본부장은 김 전 전무와 박모(59·구속) 전 전무, 최모(53·구속기소) 전무, 김익희(64) 부사장 등 모두 4명이다. 이들이 본부장 직책을 되물림하면서 비자금을 쌓아 상급자에게 전달하거나 개인적으로 유용했다는 게 검찰 조사 결과다.

검찰은 김 부사장 등 본사 임원들이 수년간 베트남 비자금 조성 상황을 보고받은 정황을 포착했다.

최 전무는 2010년 5월부터 2013년 6월까지 베트남 노이바이-라오까이 고속도로 공사에 참여한 흥우산업에 대금을 부풀려 지급한 뒤 차액을 돌려받는 수법으로 28억여원의 비자금을 조성하고 이 중 2억여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토목환경사업본부장이던 최 전무는 베트남 공사를 총괄하던 박모(52·구속기소) 전 상무로부터 '비자금 조성 상황을 김 부사장 등 본사로 알렸다'는 보고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 전무는 2011년 8~9월 국내에서도 흥우산업으로부터 3억원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포스코건설의 새만금 신항만 방파제 건설사업 하도급업체로 선정해주는 대가였다.

전임자였던 박 전 전무 역시 2010년 4월부터 2011년 3월까지 같은 조건으로 5억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박 전 전무는 검찰에서 1억원을 윗선에 전달하고 5000만원은 영업에 사용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최 전무와 박 전 상무, 정 전부회장의 중학교 동문인 컨설팅업체 I사 대표 장모(64)씨가 베트남에서 조성한 60억원대 비자금의 흐름과 국내 유입 경로도 쫓고 있다.

검찰은 전·현직 임원들이 비자금의 상당 부분을 정 전부회장 등 회사 수뇌부에 상납한 정황을 확인하고 이르면 다음주 정 전부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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