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1인자 피에히 회장 사퇴…빈터콘 CEO '勝'

머니투데이

김신회 기자

독일 폭스바겐그룹의 페르디난트 피에히 회장(78)이 마르틴 빈터콘 CEO(최고경영자·67)와 경영권 다툼에서 져 물러난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폭스바겐은 이날 낸 성명에서 피에히 회장이 감독위원회(이사회) 의장 등 회사 내 모든 자리에서 물러날 것이라고 밝혔다. 피에히는 2017년 4월까지인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2년 먼저 사퇴하게 됐다. 피에히의 아내인 우르술라도 이사직에서 물러난다.

이로써 1993년 CEO 겸 회장이 되면서 폭스바겐을 주도해온 피에히는 회사에서 완전히 손을 떼게 됐다. 블룸버그는 20여년에 걸친 피에히의 권력 다툼이 마침내 종지부를 찍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피에히는 폭스바겐이 만든 독일 국민차 '비틀'의 개발자인 페르디난드 포르셰의 손자로 최근 차기 CEO 선임 문제 등을 놓고 빈터콘 CEO와 마찰을 빚었다. 피에히는 최근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과 회견에서 "빈터콘과 거리를 두고 있다"며 "그가 차기 의장이 되기를 바라지 않는다"고 각을 세웠다.

그러나 피에히와 다른 5명의 이사로 구성된 지도위원회는 지난 17일 빈터콘에 대한 지지의사를 재확인했다. 위원회는 내년 말 끝나는 빈터콘의 임기를 연장할 것을 제안했다. 지도위원회는 20인으로 구성된 감독위원회를 준비하는 차원에서 소집된다. 감독위원회는 연례 주주총회를 하루 앞둔 다음달 4일 열릴 예정이다. 다만 이 자리에서는 빈터콘의 CEO 임기 연장 여부가 결정되지 않을 전망이다. 블룸버그는 독일 기업들이 통상 CEO의 임기 마지막 해에 계약 연장 여부를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빈터콘은 폭스바겐에서 성공한 CEO로 꼽힌다. 그는 2007년 1월 폭스바겐 CEO로 취임해 금융위기를 뚫고 회사 수익을 사상 최대로 끌어올리고 세계 최대 자동차회사인 일본 토요타를 거의 따라잡았다는 평가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