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년만에 최고…" 남서풍 타고 올라온 '뜨거운 4월'

전국이 대체로 맑고 포근한 날씨를 보인 지난 25일 강원 강릉 경포해변을 찾은 학생들이 바다에 뛰어들며 젊음을 뽐내고 있다./ 사진=뉴스1

경북 울진이 전날 최고 31.7도를 기록하고 경남 김해에서는 1972년 기상 관측이래 최고 기온을 찍는 등 봄철 이상 고온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따뜻한 남서풍과 건조한 날씨가 겹쳐 이같은 현상이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27일 기상청에 따르면 전날 낮 최고기온은 서울 24.4도, 춘천 26.9도, 강릉 30.6도, 청주 28.3도, 대전 27도, 전주 27.2도, 광주 28.2도, 대구 29.6도, 부산 22.6도, 제주 23.1도 등을 기록했다.


특히 울진이 31.7도으로 전국 최고기온을 기록했고 동해 31.6도, 강릉 30.6도 등 강원 동해안 지역이 대체로 30도를 웃돌았다. 경남 남해 역시 28.7도를 기록하며 4월 기온으론 기상 관측을 시작한 1972년 이래 가장 높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불과 2주 사이에 눈이 내리던 날씨가 이제는 이상 고온 현상을 보이고 있는 곳도 있다. 강원 지역은 지난 14일 산간 지역에 최고 10cm의 눈이 내리고 불과 12일 남짓 사이 계절이 겨울에서 여름으로 바뀐 셈이다.

전문가들은 따뜻한 남서풍과 건조한 날씨가 겹치면서 봄철 고온현상이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김용진 기상청 통보관은 "남서풍으로 인해 내륙에서 축적된 뜨거운 공기가 태백산맥을 넘으면서 강원 동해안 지역에서 고온현상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이어 "산맥을 넘기 전 구름이 만들어지고 비를 내리는 등 수증기를 소멸하면 기온이 다소 떨어지는데 전날은 건조하고 날씨가 맑았다"며 "여기에 일사가 계속돼 지표면이 가열되면서 높은 기온이 기록된 것"이라고 했다.

반기성 케이웨더 예보센터장은 "양쯔강 기단의 영향으로 어제는 수도권 등 서쪽 지역도 기온이 높았다"며 "전국적으로 기온이 다소 높은데다 따뜻한 공기가 태백산맥을 넘으면서 30도를 웃도는 지역이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이상기온을 지구 온난화 현상과 직접 연결시키는 것에 대해서는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분석이다. 김 통보관은 "며칠 전까지 서늘했다"며 "며칠 기온이 높다고 온난화 현상과 연관 짓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한편 오늘도 이같은 고온현상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27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낮 최고기온은 서울 25도, 춘천 27도, 강릉 30도, 청주 29도, 대전 27도, 전주 28도, 광주 28도, 대구 31도, 부산 22도, 제주 22도 등이다.

고온현상은 다음달 3일 비가 내리고 낮 최고기온이 23~24도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한 풀 꺾일 것으로 예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