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종구 "이 사건도 성완종처럼 별건수사 전형"

(서울=뉴스1) 김수완 기자 =

선종구 하이마트 전 회장. /뉴스1 © News1

M&A 과정에서 회사에 3000억원대 손해를 끼치고 760억원 조세를 포탈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가 대부분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받은 선종구(68) 전 하이마트 회장이 항소심에서 "이 사건 수사는 별건수사의 전형이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반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유경선(60) 유진그룹 회장은 오히려 자신에게 '죄가 있다'고 주장하면서 선처를 호소했다.

서울고법 형사4부(부장판사 최재형) 심리로 6일 진행된 항소심 첫 공판에서 선 전회장 측 변호인은 "최근 한 사람 자살이 문제가 됐다, 별건수사가 문제였다"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 사건을 언급하며 이같이 주장했다.

선 전회장 측은 "검찰은 1000억원대 재산 도피 혐의로 수사를 시작했고 8000억원대 횡령금을 조성해 정관계로비를 벌인 혐의 등으로 압수수색까지 했다"며 "조사를 받는 중 협력업체 대표 1명이 자살까지 하는 등 문제가 있는 수사"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검 중수부가 이 사건을 수사한 시기는 선 전회장과 유 회장이 하이마트 경영권을 두고 대립하던 시기로, 선 전회장과 유 회장과의 관계 등 아주 복잡한 복선이 있는 사건이니 이를 참작해달라"고 재차 무죄를 주장했다.

하지만 선 전회장 측은 "(무리한 수사로) 선 전회장의 가족과 지인이 전부 나와 조사와 수사를 받았다"며 "18개 혐의에 대해서 무죄가 나왔다는 것은 실질적 무죄이니 항소심에서도 중엄한 판단을 해달라"고 호소했다.

반면 유 회장 측은 "1심에서 객관적 사실은 그대로 진술했고 잘못은 인정하고 있다"며 1심에서 무죄로 인정된 혐의에 대해 도리어 유죄를 주장하면서 선처를 호소했다. 유 회장 측은 "무죄 판단을 받았지만 1심에서 유 회장 측의 (객관적 사실 진술에 대해) 거짓말이라고 판단해 거짓말쟁이로 낙인찍혀 유감"이라는 점을 그 이유로 제시했다.

또 검찰 측은 1심의 판단이 모두 잘못됐다고 주장하면서 선 전회장에게 유죄를 선고해달라고 재차 호소했다.

이면약정으로 신축공사 수주 청탁을 받고 2억3200만원을 챙기는 등 협력업체로부터 청탁을 받고 수십억원 상당을 건네받은 혐의 등에 대해서는 "선 전회장의 지인이 금전적 지원을 받은 것은 선 전회장이 받은 것과 동일하게 평가해 유죄를 선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소액주주들의 주식 매각을 위임받고도 인수기업과 이면약정을 체결해 소액주주들에게 손해를 입혔다는 혐의에 대해서도 "소액주주의 묵시적 동의 하에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됐기 때문에 배임 혐의가 인정돼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 회장 주장의 신빙성이 전혀 인정되지 않았던 부분에 대해서는 "대기업 회장인 유 회장이 처벌을 각오하고 허위진술을 했다는 사실은 납득하기 어렵고 오랜 시간의 경과로 기억에 일부 착오가 있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주장했다.

선 전회장은 2005년 하이마트 1차 M&A 과정에서 인수기업인 홍콩계 사모펀드 어피너티 에쿼티 파트너스(AEP)가 인수자금을 대출받는 데 하이마트 자산을 담보로 제공해 회사에 2408억원 상당의 손해를 끼친 혐의 등으로 지난 2012년 불구속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이같은 혐의 대부분을 무죄로 판단하면서 선 전회장에 대해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또 하이마트 2차 M&A 과정에서 선 전회장과 이면계약을 맺은 혐의로 불구속기소된 유 회장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선 회장 등에 대한 다음 재판은 다음달 10일 오전 10시15분에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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