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화 前 포스코건설 부회장, 구속영장 기각

머니투데이

황재하 기자

정동화 전 포스코건설 부회장. /사진=뉴스1

정동화 전 포스코건설 부회장이 100억원대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됐지만 기각됐다.

서울중앙지법 조윤희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3일 "범죄혐의 소명 정도, 나머지 배임수재 부분에 있어 범죄 성립 여부나 그 범위에 대한 사실적·법률적 다툼의 여지 등에 비춰보면 현 단계에서 구속할 사유와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이같이 결정했다.

정 전 부회장은 2009년부터 지난해 초까지 포스코건설 사장으로 재직하며 국내외 사업 과정에서 비자금을 조성하라고 지시해 상납받았다는 혐의 등을 받고 있다.

검찰은 포스코건설의 비자금이 크게 세가지 방식으로 조성된 것으로 보고 있다. △하도급업체를 통한 영업비 명목의 비자금 △공사 현장 소장에게 지급되는 현장 활동비 일부를 돌려받아 조성한 비자금 △해외영업 현장을 통한 비자금 등이다.

검찰은 이같은 방식으로 포스코건설이 총 100억원대 이상의 비자금을 조성하는 과정에서 정 전 부회장이 핵심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당국은 지난 19일 정 전 부회장을 소환해 14시간에 걸쳐 조사했다. 정 전 부회장은 관련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검찰은 지난 20일 전정도 세화MP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전 회장은 2010년∼2012년 자신이 최대주주인 유영E&L의 이모 대표 등과 함께 포스코플랜텍이 세화MP에 맡긴 이란 석유플랜트 공사대금 990억여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전 회장은 2010년 7월 미국이 대이란 경제규제 강화 차원에서 이란 제재법을 발효하자 포스코플랜텍이 이란석유공사로부터 받은 공사대금 992억원 중 약 650억원을 이란 현지 계좌에서 빼돌려 개인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횡령액 650억원 중 540억원 이상이 국내로 유입된 정황을 포착했다. 나머지 450억여원도 대부분 세화엠피 이란법인 계좌에서 분산 인출된 것으로 검찰은 파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