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할머니의 자녀" 미국 대학생들 수요시위 응원

(서울=뉴스1) 정재민 기자 =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가운데), 길원옥 할머니가 27일 서울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제1180차 일본군 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에서 미국 에모리 대학 로버트 프랭클린 교수로부터 에모리 대학 교직원 및 학생 155명의 서명이 담긴 성명서를 받고 있다. 2015.5.27/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무더위가 이어진 27일 미국과 일본에서 온 외국인들이 수요시위에 참석해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목소리를 모았다.

제 1180차 일본군 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가 서울 종로구 중학동 일본대사관 앞에서 2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열렸다.


이날 시위에는 미국 에모리 대학교(Emory University) 교수 및 임직원 10여명과 한일교회협의회 20여명 등 외국인들도 참여해 발언했다.

로버트 플랭클린 교수는 "우리도 할머니들의 자녀"라며 "미국에서도 (할머니들을 위해) 정의 없이는 평화도 없다고 외친다"고 말한 뒤 이용수(87) 할머니와 포옹하고 길원옥(88) 할머니와 악수를 했다.

이어 에모리 대학교 캠퍼스에서 받은 155개의 서명을 할머니들에게 전달했다.


마가렛 닥터 에모리 대학교 관계자는 "위안부 이야기는 동화나 소설이 아닌 실제 사건"이라면서 "할머니들은 온몸이 상처받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이곳에 서서 정의를 위해 싸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이 순간이야말로 일본 정부는 잘못을 인정할 때고 사과를 해야 할 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일교회협의회 무라오카씨는 "(위안부 할머니로부터) 일본군 부대에 끌려간 첫 날 이야기를 들었다"며 "일본말을 알아듣지 못하는 할머니에게 일본 경사는 군도로 옷을 찢고 등과 복부에 상처를 입혔는데 그 흔적이 아직도 남아 있는 것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할머니들이 쓰라린 기억과 상처를 안은 채 진실을 말할 수 없는 분들도 계시다고 생각할 때 일본인 남자로서 견딜 수 없는 마음"이라며 연신 할머니들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

이에 이용수 할머니는 "고맙고 감사하다"며 손을 먼저 내밀었고 한일교회협의회에서는 준비한 선물을 전달했다.

이용수 할머니는 "우리는 '위안부'가 아니라 '이용수', '길원옥', '김복동'"이라며 "왜 우리를 '위안부'라고 부르냐, 우리는 대한민국의 딸"이라고 흐느꼈다.

이어 "소녀상을 미국에 세워놨는데 일본 사람들은 지나면서 사과를 하지는 못할 망정 미국에 이야기해 소녀상을 부수려 하고 있다"면서 "건강히 오래 살아 아베한테 이기는 모습을 보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는 지난 21일부터 24일까지 서울에서 '제13차 일본군 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아시아연대'를 개최하고 한국, 일본, 중국, 필리핀 등 8개국 80여명의 활동가와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논의했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