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포커스]선강퉁 추격매수하지 말고 선취매하라

"지금 선전주식을 매수하는 것은 선취매가 아니라 추격매수입니다. 우리 입장에서는 선취매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중국 현지 투자자들은 선전 증시의 중소형주를 이미 목구멍에 차오를 때까지 샀습니다."☞펀드IR 기사 자세히보기

현동식 한국투자신탁운용 상하이리서치사무소 소장(사진)은 "중국의 나스닥이라고 불리는 선전증시 창업판의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이 100배 수준"이라며 "이미 현지 투자자들이 산 주식을 뒤늦게 사는 것은 추격매수"라며 이같이 밝혔다.


선강퉁이란 중국 선전증시와 홍콩증시의 교차 거래를 허용하는 제도로 올해 하반기부터 시행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선전증시는 중국의 소비재와 정보기술(IT) 기업들이 대거 상장돼 있어 '중국의 나스닥'이라고 불린다. 올들어 선전증시는 100% 이상 상승하는 등 중국본토 증시에 대한 과열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 증시정보 분석기관 WIND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으로 중국본토 A주의 개인투자자 거래비중은 84%로 기관, 법인투자자 비중 16%를 훨씬 뛰어 넘는다. 회전율은 선전거래소 417%, 상하이거래소 243%로 전세계 거래소 가운데 각각 1위와 2위다. 홍콩증시의 개인투자자 비중은 18%에 불과하고 회전율은 48% 수준이다.

현 소장은 중국 정부가 과열이 염려되는 중국 본토 증시의 투자 열기를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홍콩증시로 돌리려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선강퉁이 시행되면 홍콩증시에서 중국본토 투자자들이 투자할 수 있는 종목이 확대되면서 홍콩으로 유입되는 본토 투자 자금이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이다.


그는 "실제로 지난 3월말 중국증권감독위원회(CSRC)가 중국 본토의 일반 공모펀드도 강구퉁(상하이와 홍콩증시간 교차거래 중에서 상하이에서 홍콩으로 투자하는 것)을 통해 홍콩증시에 투자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홍콩 증시가 급등하고 거래량이 급등했다"며 "홍콩의 기관투자자보다 본토 투자자의 입맛에 맞는 중형주, 소형주들이 크게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이에따라 현 소장은 자신이 운용하는 한국투자그레이터차이나 펀드가 선전증시의 중소형주에 투자하면 하락 리스크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선강퉁에 대비한 선취매 전략으로 홍콩증시의 중소형주 비중을 늘리고 있다. 이 펀드는 2007년에 출시될 당시에는 홍콩, 대만, 싱가포르 주식을 위주로 투자했지만 지난해 후강퉁 시행 이후 25% 수준의 홍콩주식 투자비중을 줄이고 중국 본토주식으로 교체해 높은 수익을 내고 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26일 기준으로 한국투자그레이터차이나 1(주식)(A)는 연초이후 44.05%의 수익률로 홍콩 H주 펀드 가운데 가장 높은 성과를 내고 있다. 홍콩 H주 펀드의 연초이후 평균 수익률 22.95%는 물론이고 본토펀드 평균 수익률 37.09%도 넘어선다.

한국투자그레이터차이나 펀드는 현재 홍콩주식에 80%, 본토주식에 20% 가량을 투자하고 있다. 다만 최근에는 홍콩주식 가운데 25~30%의 비중을 선강퉁을 대비한 중소형주로 교체했다. 동일업종 내 본토A주를 팔고 홍콩H주를 사거나 동시 상장된 A주를 H주로 교체하는 식이다.

현 소장은 "지난해 후강퉁이 시행될 때 홍콩증시의 항셍 대형주지수와 중형주지수에 상장돼 있는 주식까지 개방했고 선강퉁이 시행되면 소형주지수에 상장된 주식 170여개까지는 추가로 열어줄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들 종목도 최근에 많이 올라 PER이 30배 수준이지만 본토주식에 비하면 상승세를 시작하지도 않은 셈"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