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 2020년까지 바이오공장 세계 최대로 키운다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사진제공=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의 바이오의약품 사업부문을 담당하고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설을 2020년까지 세계 최대 규모(단일 생산시설 기준)인 40만리터로 늘리겠다고 1일 밝혔다.

김태한 바이오로직스 사장은 "고객사 바이오의약품 생산수요의 급격한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15만리터 규모의 3공장을 연내 착공 목표로 검토 중"이라며 "2020년까지 4공장 증설을 통해 총 40만리터 이상의 생산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바이오로직스는 3만리터 규모의 1공장을 가동하고 있으며, 15만리터 규모의 2공장에 대한 인증절차를 진행하고 있는데 앞으로 2개의 공장을 추가로 짓겠다는 것이다.


◇ 세계 최대 바이오藥 공장 등극 =계획대로 공장증설이 이뤄지면 바이오로직스 송도 공장은 제넨텍의 바카빌 공장(34만4000리터)를 제치고 세계 최대 단일 바이오의약품 생산 공장으로 등극하게 된다. 또 회사 기준으로는 로슈(제넨텍 포함 56만리터)에 이어 2위로 올라서게 된다.

현재 전 세계 바이오의약품생산시설 규모는 360만리터 정도다. 향후 바이오로직스가 전 세계 바이오의약품 생산의 10% 정도를 차지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 사장은 "당초 2공장은 2015년에 착공할 예정이었으나, 착공 시기를 1년 이상 앞당기고 생산규모를 9만리터에서 15만리터로 확대하는 등 사업이 당초 계획에 비해 매우 빠르게 진척되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오로직스가 생산시설 확장을 서두르는 것은 바이오의약품 수요가 예상보다 빠르게 늘고 있어서다. 바이오로직스는 세계적 바이오 기업인 미국 BMS, 스위스 로슈 등과 3건의 공급계약을 체결했으며, 현재도 5개 이상의 바이오제약사와 수주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김 사장은 바이오의약품 생산대행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과거 수년간 바이오제약 업계의 자체 생산시설 투자는 정체된 반면, 면역항암제, 고지혈증 치료제 등 유망한 항체신약과 바이오시밀러 개발이 가속화돼 수요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것. 업계에서는 2020년까지 바이오 의약품 생산 수요가 2배로 증가하는 등 향후 공급부족 시황으로의 전환을 전망하고 있다.

김 사장은 "고성장이 예상되는 바이오제약 산업에서 최근 제조분야는 특히 잠재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며 "이미 생산이 진행 중인 1공장과 내년 1분기 생산이 본격화될 2공장의 경우 현재 계약된 물량이 전체 생산능력의 70%에 이르고 있어 안정적인 가동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바이오로직스는 이미 확보된 품질, 속도, 원가 경쟁력을 바탕으로 2020년까지 생산능력·매출·이익 규모에서 세계 1위를 달성해 '월드 CMO 챔피온(World CMO Champion)'으로의 도약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바이오약 개발 자금 필요, 바이오에피스 나스닥 상장 추진=바이오로직스는 현재는 다른 회사 바이오의약품 원료를 대신 생산하는 CMO(계약생산대행)사업을 하고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바이오시밀러(바이오복제약)와 자체 개발한 바이오신약을 생산할 계획이다. 이를 위한 바이오의약품 개발도 속도를 내고 있다.

바이오에피스는 현재 자가면역질환치료제, 항암제, 당뇨 치료제 바이오시밀러(바이오복제약) 6개 제품에 대한 개발, 임상과 허가를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자가면역치료제로는 한국과 유럽에서 시판허가 심사 중인 '엔브렐'과 '레미케이드', 임상3상 시험 막바지 단계에 있는 '휴미라'가 있으며, 항암제로는 임상3상 시험을 진행 중인 '허셉틴', 임상1상 시험인 '아바스틴'이 있다. 당뇨병 치료제인 '란투스'는 임상3상 시험이 마무리 단계로, 곧 시판허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바이오에피스가 개발 중인 6개 바이오시밀러 오리지널 제품은 각각 연간 매출이 60억~130억달러로, 세계에서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린 약품 10위 안에 드는 블록버스터 제품들이다. 바이오에피스는 내년 '엔브렐' 시밀러 제품의 유럽·한국 출시를 시작으로, 전 세계에 6개 제품을 순차적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고한승 바이오에피스 대표는 "현재 한국 식약처와 EMA(유럽의약품청)가 엔브렐과 레미케이드에 대해 동시에 시판 허가를 심사하고 있어 바이오시밀러 사업 리스크가 상당 부분 해소된 상황"이라며 "현재 개발 중인 제품 이외에도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7종의 추가 바이오시밀러 제품도 초기 단계의 개발을 진행 중에 있다"고 밝혔다.

고 대표는 "바이오에피스는 개발 중인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세계 3위 수준의 생산 능력(18만 리터)을 보유하고 있는 바이오로직스와 합작사인 바이오젠에서 생산할 예정"이라며 "안정적 공급처 확보와 동시에 대량 생산에 따른 가격 경쟁력도 갖추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바이오에피스는 6개 제품 개발에 1조5000억원의 자금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바이오에피스에 대한 삼성전자 (76,700원 ▲400 +0.52%), 제일모직 (151,100원 ▲1,000 +0.67%), 삼성물산 (48,100원 ▲2,300 +5.0%) 등 주주사들의 출자(6000억원)가 오는 8월에 마무리될 예정이어서 추가 자금조달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미국 나스닥시장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나스닥 상장에 성공하게 되면 자금 조달은 물론 삼성의 바이오 사업 성공 가능성을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게 된다는 이유에서다.

고 대표는 "세계 최고 수준의 바이오제약사들은 대부분 나스닥에 상장돼 있으며 바이오에피스도 나스닥 상장을 통해 기업 가치를 재평가 받고 장기적으로는 세계적인 바이오제약사로 발돋움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나스닥 시장에 상장된다는 것은 바이오에피스 주주의 미래가치 제고에도 큰 도움이 되는 일"이라고 말했다.

고 대표는 "국내 최대 바이오기업은 셀트리온의 가치가 8조원대"라며 "바이오에피스의 미래의 가치는 이보다 훨씬 높아야 된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