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노조, 사측에 "내수 활성화 방안 답하라"

머니투데이

양영권 기자

한국GM의 노사 협상에 '내수 확보 방안'이 주요 안건으로 올랐다. 국내 자동차 시장에 수입차 공세가 거센 가운데, 내수 시장에서 입지를 굳히지 못할 경우 결국 고용불안이 심해질 수 있다는 점은 노사의 공통된 인식이다.

5일 한국GM에 따르면 노사는 현재 진행 중인 임금 협상에 별도 안건으로 올라 온 노조의 내수 활성화 요구안에 대해 최근 집중 교섭을 벌였다.

노조 측은 한국GM이 도입한 복수 딜러(지역총판) 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판매 네트워크 정비를 요구하는 한편 보다 적극적으로 신차를 출시해줄 것을 사 측에 요구했다. 아울러 판매 구조를 경차 위주에서 보다 다양화하고,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높은 디젤 자동차와 액화석유가스(LPG) 자동차 라인업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한국GM의 점유율은 2013년 9.8%에서 지난해 9.4%로 뒷걸음치는 등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이에 회사 측은 하반기 신형 스파크를 시작으로 임팔라, 트랙스 디젤 등 신차를 잇따라 출시하는 등 내수 점유율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설명했다.

대기업 노사가 교섭기간 동안 회사의 발전 방안을 놓고 머리를 맞대는 것은 이례적이다. 특히 강성 노조라고 할 수 있는 민주노총 금속노조 산하 사업장이라는 점에서 더 그렇다. 이에 대해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노사 모두 결국 회사가 발전해야 가장 중요한 고용이 보장될 수 있다는 사실을 서로 인정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한국GM 노조 관계자는 기자와 한 통화에서 "한국GM은 과거 대우 시절에는 내수 시장을 20% 이상 30% 가까이 점유하던 잠재력 있는 회사"라며 "사 측이 신차 투입에 등에 적극 나서야 9%대에 머물고 있는 점유율을 높일 수 있고, 글로벌 GM에서도 입지가 강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사 측 역시 "수출이 비중은 더 크지만 기복이 심하기 때문에 무엇보다 내수 시장이 중요하다는 데 노조와 같은 입장"이라며 "노조가 회사의 미래를 생각하는 제안을 많이 해 준 것은 좋은 시그널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변화의 조짐은 역시 금속노조 사업장인 현대자동차의 노사 협상 과정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현대차는 노조의 요청으로 지난 1일 울산 현대자동차 본관 아반떼룸에서 친환경차 기술과 동향에 대한 설명을 진행했다. 사 측은 하이브리드자동차, 플러그인하이브리드자동차, 전기차, 연료전지차 기술과 함께 친환경차 양산 현황을 설명했다. 이에 노조는 과감한 연구·개발(R&D) 투자 등을 통해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뒤처지지 않게 준비할 것을 측에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