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통들이 여의도서 7년째 모이는 이유는

"한 달에 한 번 아침에 커피를 마시며 중국에 대해 토론한지가 7년째입니다. 모두 중국에 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지만 더 공부하려는 열정이 모임을 유지하게 한 원동력이 됐습니다."

임병익 금융투자협회 조사연구실장은 금융 중심지 여의도의 중국통 모임인 중국자본시장연구회(이하 중자연)의 사무국장을 맡고 있다. 중자연은 2009년 8월에 임 실장을 비롯해 유재훈 한국예탁결제원 사장,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 안유화 자본시장연구원 박사 등 금융투자업계 중국전문가 7~8명이 모여 만들었다. 임 실장은 대우증권 출신으로 중국사회과학원의 석·박사를 거친 금융투자협회 중국전문위원으로 실질적으로 모임을 만든 인물이다.


중자연은 금융투자협회 회원사들의 중국 진출과 관련한 자문과 네트워크 구축 등을 위해 출발해 현재는 회원 100명이 넘는 업계의 명실상부한 중국연구모임으로 자리잡았다. 중자연 회원들은 지난해 원/위안화 직거래시장 및 청산은행 설치, 위안화적격 외국기관투자자(RQFII) 800억위안 배정 발표, 상하이와 홍콩 증시간 교차거래인 후강퉁 시행 등 한국과 중국의 금융시장 교류가 한꺼번에 일어나면서 '준비된' 전문가들로 주목받았다. 정부의 원/위안화 직거래시장 개설 태스크포스(TF) 전문가로 활동했고 다양한 정책 토론회에도 단골 연사로 참석했다.

한 달에 한번조찬모임을 할 때마다 조용준 하나대투증권 리서치센터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리서치위원회 6~7명은 미니노트를 통해 중국 증시와 자본시장 이슈에 대해 발표한다. 이달에는 중국 증시가 큰 변동성을 보이면서 급락한 배경과 향후 중국 증시 전망에 대한 심도있는 토론이 이뤄졌다. 다음달에는 위페이 하버드 MBA 중국 동문회 회장이 연사로 나서 다국적 기업이 중국에 진출할 때 사기를 당하지 않도록 '다국적기업의 중국시장 실사 및 투자시 유의할 사항'에 대해 발표할 예정이다.

임 실장은 "중자연은 실사구시를 표방한다"며 "현실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문제에 대해 철저하게 고민하고 토론해 실질적으로 필요한 비즈니스나 네트워크 등을 제공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또 "정치권, 금융투자업계, 연구기관 등 다양한 업권의 사람들이 모여 다양한 얘기를 나눌 수 있어 좋다"며 "업계 사장, 임원급들도 있지만 3~5년차 미만 경력의 주니어들도 20여명 정도 참여해 격의없이 의견을 주고 받는다"고 설명했다.

중국자본시장연구회 회원들이 7월 조찬모임에서 주제발표를 듣고 있다/사진제공=중국자본시장연구회.

임 실장은 최근 중국 투자붐이 다시 일고 있는 가운데 업계에 주니어 중국 전문가가 너무 부족하다는 점을 안타깝게 여겼다. 그는 "최근 한국과 중국의 경제적 밀접도가 높아지면서 기업과 산업 분석을 할 때 중국의 특성을 아는 것이 굉장히 중요해졌다"며 "주요 증권사마다 중국을 전담으로 하는 주니어들이 많아야 2~3명에 그쳐 시장의 수요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중국 전문 인력을 채용해 교육시켜 전문가를 배출해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다.

국내 증권사, 운용사들이 단기손익만 계산하다보니 적극적으로 중국에 진출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그는 "해외 증권사들은 라이선스를 직접 받지 못해도 금융그룹 차원에서 특색에 맞게 투자은행(IB)에서 거래를 발굴하고 재무자문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활동을 많이 하고 있다"며 "한국도 중국에 사무소만 개설하고 그칠게 아니라 중국의 문이 더 열릴 때에 대비해 선택과 집중, 특화를 통한 틈새시장을 노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