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삼성전자 조정권고안 새 계기…아쉬운 부분도"

(서울=뉴스1) 양새롬 기자 =

삼성전자 반도체 등 사업장에서의 백혈병 등 질환 발병과 관련한 문제 해결을 위한 조정위원회가 지난 23일 서울 서대문구 법무법인 지평 회의실에서 열려 김지형 조정위원장이 조정 권고안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백혈병 등 삼성전자 직업병에 대한 조정권고안과 관련, 시민단체는 성명을 내고 "조정권고안은 직업병 문제 해결에 필수적인 '사과, 보상, 재발방지대책'을 동시에 다루고 있어 다행스럽다"면서도 "이는 최소한의 기준"이라며 아쉬운 부분을 지적하고 나섰다.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와 삼성노동인권지킴이 등 시민단체는 27일자로 발표한 성명서를 통해 이같이 밝히고 "조정위가 삼성에 권고한 공익재단 설립기금 1000억 원은 사실상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며 "반올림에 제보한 피해자만 200여명에 달하고 제보하지 않은 피해자는 훨씬 더 많을 것"이라며 한정된 기금에 억지로 맞추기 위해 일부 피해자들을 배제하거나 보상수준을 낮출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에 앞서 오랜 시간을 끌어온 삼성전자 직업병 문제는 지난 23일 조정위원회가 조정권고안을 발표하면서 일단 해결의 수순을 밟아가기 시작했다.

시민단체는 성명서에서 "이 기금으로 재발방지를 위한 각종 대책사업까지 수행해야 한다"면서 안정적인 수준의 재원 마련 필요성을 주장했다.

이어 "권고안이 기부를 통한 공익재단 형식으로 삼성의 직접적 책임을 상당히 덜어주고 있는 점을 고려한다면 사과 부분에서라도 삼성의 책임을 분명하게 언급할 필요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재발방지대책에 대해서도 "공익법인을 통해 유해화학물질에 대한 노동자 및 지역사회의 알 권리를 담고 있는 점이나 옴부즈만 제도를 도입해 삼성 내부의 자체적인 재해관리시스템을 점검하도록 한 점은 의미있다"면서도 "삼성을 강제할 방안이 없는 한 옴부즈만 제도를 통한 시정 권고는 실효성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옴부즈만 제도에서 반도체노동자의건강과인권지킴이(반올림)가 요구했던 노동자와 지역사회의 참여가 완전히 배제된 점은 큰 문제"라며 ▲제3자에 의한 현장 감시감독 기능강화 ▲상시적인 현장감시 ▲현장노동자의 참여가 가능한 기구구성 등을 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삼성전자는 조정권고안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만 넌지시 내비칠 뿐, 책임 있는 태도는 찾아볼 수 없다"면서 "삼성은 조정위를 통해 신속하게 직업병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한 사회적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올림은 2007년 반도체라인 근무자들의 건강 문제를 지적하고 나섰다. 지난해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중재에 나섰고 이에 대해 권오현 삼성전자 대표이사가 5월 14일 반도체라인 근로자의 백혈병 발병에 대해 공식 사과하고 문제 해결을 약속하면서 대화가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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