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오너家, 미성년 주식부자 많네

2009년 3월3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제43회 납세자의 날' 행사에서 금탑산업훈장 포상을 받고 있는 최창근 고려아연 회장. /사진=뉴시스

비철업계의 강자 고려아연에 미성년자 주식부자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최창걸 명예회장과 최창영 명예회장의 손자, 손녀뻘인 이들이 보유한 주식 평가액만 60억원에 달한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고려아연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보유지분 현황에 7명의 미성년자 지분이 등재돼 있다. 이들은 주로 최창걸 명예회장과 최창영 명예회장의 3세들로, 최기호 영풍 창업주의 4세들이다.


최창영 명예회장의 외손자 이모군(10)은 5451주를, 외손녀 이모양(6)은 1047주를 보유하고 있다. 최창영 명예회장의 손녀 최모양(11)과 또다른 최모양(9)은 각각 1027주를 갖고 있다.

또 최창걸 명예회장의 손자이자 최윤범 부사장의 아들 최모군(6)은 1736주, 최창걸 명예회장의 또다른 손녀 최모양(5)은 1240주를 소유하고 있다. 미성년자 주주 중 가장 나이가 어린 최창걸 명예회장의 손자 최모군(2) 역시 1021주를 갖고 있다.

이들이 보유한 주식은 총 1만2549주로 고려아연의 3일 종가인 1주당 47만9000원을 기준으로 계산해 보면 총 가치평가액이 60억1097만원 수준이다. 최창영 명예회장의
외손자 이모군(10)이 보유한 주식만 해도 26억1103만원에 달한다.


고려아연의 미성년 주식부자들이 지분을 매입한 경로는 모두 ‘장내매수’를 통해서다. 업계에서는 경영참여 목적이 아닌 오너 일가의 미성년자들이 주식을 장내 매수한 것은 상속의 한 방편이라 보고 있다. 예컨대 2013년 6월생인 최모군 같은 경우에서 드러나듯 주로 유소년인 이들이 직접적인 주식 장내매수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상장기업 특성상 주식 보유현황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것일 뿐, 취득세 납부 등의 문제는 합법적으로 처리될 것”이라면서도 “주가 상승이 예견되는 주식의 경우, 보유한 시점 전후 일정 기간의 평균 주가를 세금 부과의 기준으로 삼기 때문에, 그 이후 상승하는 차액은 고스란히 어린이 주주의 몫이 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코스피 시가총액 26위인 고려아연은 아연, 금, 은 등을 제련해 판매하는 비철금속업체로 풍산, LS니꼬동제련 등과 함께 비철업계 빅3로 불린다. 올해 1분기말 기준 국내외 계열사는 19곳이다.

고 최기호 창업주 아래 5남이 있으며, 첫째 최창걸 명예회장과 둘째 최창영 명예회장이 물러난 뒤 현재 셋째인 최창근 회장이 이끌고 있다. 넷째는 최창규 영풍정밀 회장, 다섯째는 최정운 서울대 교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