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장과 변호인 '동기' 논란…법원, 이완구 사건 재배당

(서울=뉴스1) 김수완 기자 =

이완구(65) 전 국무총리. /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이완구(65) 전 국무총리에 대한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이 "재판부와 변호인 간에 연고관계가 있다"는 이유로 재배당됐다.

서울중앙지법이 전관예우를 막기 위한 재배당 활성화에 나선 이후 처음 내려진 조치다.

서울중앙지법은 이 전 국무총리에 대한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과 김양(62) 전 국가보훈처장에 대한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사건 등을 3일 재배당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법원은 "이 전 총리 사건의 경우 사건을 맡은 재판부인 형사합의21부의 재판장 엄상필 부장판사와 이 전 총리 변호인 사이에 사법연수원 동기 관계가 있었다"며 "김 전 처장 사건 역시 해당 사건 재판부와 고교 동문인 변호사가 선임돼 재판부를 재배당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이 전 총리 사건은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장준현)에, 김 전 처장 사건은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현용선)에 각각 재배당됐다.

앞서 이 전 총리의 경우 재판부가 정해지자마자 엄 부장판사와 연수원 동기인 이상원 법률사무소의 이상원(46·사법연수원 23기) 변호사를 추가로 선임해 논란이 인 바 있다.

또 김 전 처장 역시 본인 사건 재판부의 재판장 엄 부장판사와 진주 동명고 동문인 법무법인 케이씨엘의 최종길 변호사를 변호인으로 선임했다.

한편 재판장과 연수원 동기인 변호사를 선임해 논란이 일었던 홍준표(61) 경남도지사의 경우 변호인 선임을 지난달 23일 철회했다. 홍 지사의 변호인은 재판장 현용선 부장판사와 연수원 동기인 엘케이비앤파트너스 이철의(49·사법연수원 24기) 변호사였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부 재판장은 '전관예우' 관행을 근절하기 위해 재판장과 일정한 연고 관계가 있는 변호인이 선임된 사건을 다른 재판부에 재배당 요청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지난달 20일 밝힌 바 있다.

구체적으로는 재판부 소속 법관과 선임된 변호사 간에 ▲고교동문 ▲대학 동기 ▲대학원 동기 ▲사법연수원 동기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동기 ▲법원행정처 등 같은 기관에 근무하는 등의 관계가 있을 때 재판장이 사건 재배당을 요청할 수 있도록 한다.

법원은 "앞으로도 형사합의부 재판장과 연고관계가 있는 변호인이 선임돼 재판의 공정성에 대한 오해의 우려가 있다고 판단되는 사건의 경우에는 적극적으로 재판부 재배당 활성화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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