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자株' 쇼핑나선 펀드매니저들

최근 중소형주, 코스닥시장 조정 속에서 펀드매니저들이 엔터테인먼트, 미디어, 카지노 등 이른바 '놀자주'를 사고 있다. 일부 바이오, 화장품주들이 고평가 논란 속에 약세를 보이면서 시장에서는 놀자주들이 새로운 주도주로 떠오를지 주목하고 있다.

코스닥지수는 지난달 23일 776.99포인트로 고점을 찍은 이후 24일부터 급격하게 하락하며 지난 3일에는 714.34까지 밀렸다. 7거래일만에 8% 넘는 하락이다. 코스닥 주식을 꾸준히 사던 자산운용사, 즉 투신권들도 지난달 말부터는 매도로 돌아섰다. 투신권이 코스닥 주식을 3거래일 이상 던진 것은 지난 4월 이후 처음이다.


이 기간 투신권은 일부 화장품, 바이오주들을 차익실현하고 엔터테인먼트주를 쇼핑바구니에 담았다.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은 지난달 10일 와이지엔터테인먼트 (42,000원 ▼350 -0.83%) 주식 75만여주(지분율 5.01%)를 취득했다고 공시했다. 삼성자산운용은 지난달 28일 로엔 (99,900원 ▲800 +0.8%) 주식 126만여주(지분율 5%)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투신권은 지난 6월말부터 와이지엔터테인먼트의 주식을 사기 시작해 최근 조정장에서도 매수세를 이어갔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4일부터 3일까지 투신권은 와이지엔터테인먼트 주식을 87억원어치 사들여 매수상위 종목 3위에 이름을 올려 놓았다.

한 펀드매니저는 "엔터주들은 로엔이나 에프엔씨엔터 (4,025원 ▼190 -4.51%)를 제외하면 오랜기간 소외돼 왔다"며 "와이지엔터테인먼트는 이익이 증가해왔고 신규사업 등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투신권은 미디어, 카지노주 등도 쇼핑바구니에 넣고 있다. CJ E&M (98,900원 ▲2,200 +2.3%)은 지난달 24일부터 3일까지 39억원어치를 사들였다. 투신권이 여덟번째로 많이 산 종목이다. 이밖에 파라다이스 (14,910원 ▲200 +1.36%)(29억원), 제이콘텐트리 (13,460원 ▼460 -3.30%)(28억원), 쇼박스 (3,675원 ▼60 -1.61%)(24억원) 등도 투신권의 러브콜을 받았다.


CJ E&M을 보유하고 있는 한 펀드매니저는 "CJ E&M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넷마블게임즈의 모바일 게임 레이븐이 탈카카오에 성공하면서 기존 게임 대비 수익성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최근 CJ E&M 방송 프로그램의 인기, 한류를 통한 콘텐츠 수출 등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카지노주는 메르스가 진정되면서 중국 관련 기대감이 되살아났고 쇼박스는 영화 '암살'이 주가 상승의 모멘텀이 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다만 펀드매니저들은 화장품, 바이오주 등의 고평가 논란 속에 새로운 성장주를 찾는 과정에서 이들 종목이 주목받고 있을 뿐 주도주로 부상했다고 판단하기는 이르다는데 무게를 뒀다. 한 펀드매니저는 "최근 은행주나 손해보험주들이 오르는 것처럼 오랜기간 소외받았던 종목들로 관심이 쏠리는 것"이라며 "미디어, 카지노주 등은 한국뿐만 아니라 중국 규제 이슈 등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들 종목은 가격 측면에서도 싸지 않다는 것이 펀드매니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실제로 금융정보제공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12개월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이 와이지엔터테인먼트와 CJ E&M은 각각 28배, 제이콘텐트리는 25배, 파라다이스는 19배이고 쇼박스는 무려 44배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