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관 후보 강형주·성낙송·이기택 압축(종합)

왼쪽부터 강형주·성낙송·이기택 대법관 후보자

다음달 16일 퇴임하는 민일영 대법관의 후임이 △강형주 법원행정처 차장(55·연수원 13기) △성낙송 수원지법원장(57·14기) △이기택 서울서부지법원장(56·14기) 중에서 결정된다.

대법원 대법관 후보 추천위원회는 4일 오후 회의를 열어 피천거자 가운데 심사에 동의한 27명 중 세 명의 후보자를 압축해 양승태 대법원장에게 추천했다. 대법원장이 이 중 한명을 박근혜 대통령에게 임명제청하면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대법관에 임명된다.


압축된 후보자들은 모두 법관 출신에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50대 남성이다. 김종인 추천위 위원장은 "후보자들은 국민의 재판받을 권리를 충실히 보장할 수 있는 법률가로서 뛰어난 자질을 갖춰 대법관 후보에 적합하다"며 "대법관 구성의 다양화를 위해 노력했지만 자질과 능력 면에서 외부 인사들 중에서는 적격자를 찾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전남 함평 출신의 강형주 후보자는 민사와 형사, 행정 등 전 분야에 걸쳐 실무와 이론에 능통한 법관으로 평가받는다.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형사항소부, 형사합의부 재판장을 모두 역임해 형사재판 경험이 풍부하다.

서울고법 형사부 근무 때는 민청학련 사건에 연루됐던 최권행 서울대 교수와 백영서 연세대 교수, 고 제정구 의원 등에 대한 재심사건에서 모두 무죄를 선고함으로써 사법부의 과거사 청산에 기여했다.


경남 산청 출신의 성낙송 후보자는 사건 당사자의 마음까지 어루만지는 따뜻한 재판을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재판에 임할 때마다 "당사자의 눈높이에 맞춰 마음을 열고 경청함으로써 그 진심을 헤아리도록 노력하겠다"는 모두발언을 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판사 및 민사수석부장판사로 재직할 당시에는 성폭력 피해자 증인지원 프로그램을 국내 최초로 도입하고, 민사재판의 1심 강화와 함께 서울중앙지법의 대국민 소통 프로그램을 확대·발전시키는 데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서울 출신의 이기택 후보자는 법원 내에서 민법과 민사소송법, 민사집행법 등 분야에서 최고 이론가로 정평이 나 있다. '주석 민법' '주석 신민사소송법' '주석 민사집행법' 등 여러 주석서와 논문을 펴냈다.

대법원 재판연구관으로 일한 경험을 통해 판례 구조와 배경에 깊이 있는 통찰력을 보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후보자는 또 특허법원과 서울고법 지적재산관 전담부에서 근무하며 각종 특허, 저작권 등 지식재산권 사건을 자주 맡았다. 법원 내 대표적 학술단체인 '지적재산권법 연구회' 회장을 맡기도 했다.

앞서 대법원은 지난달 1일부터 10일까지 각계 천거를 받은 결과 법관 32명과 비법관 10명 등 42명 중 심사에 동의한 27명의 명단을 지난달 14일 공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