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증시 쇼크 선제 대응한 삼성증권 고객 '휴~'

# 지난 6월 중순 중국 상하이종합지수가 5000을 넘어서며 고공행진을 지속할 때 윤용암 삼성증권 사장은 직접 영업 지점 전체에 강한 어조로 중국 주식 비중을 줄이라고 요구했다. '항명' 이라는 단어를 써가며 고객들의 중국 주식 차익 실현을 몰아붙였다는 얘기도 들렸다. 당시 후강퉁(상하이증시와 홍콩증시간 교차거래)로 수익을 짭짤하게 올린 고객들과 중국 증시 급락세를 예상하지 않았던 일부 영업직원들은 다소 아쉬워하며 중국 주식을 매도했다 지금은 가슴을 쓸어내리고 있다.

26일 금융투자협회 등에 따르면 지난 6월25일부터 8월14일까지 약 한달 반 동안 국내 투자자들은 후강퉁 주식 3186억원 어치를 순매도 했다. 이에 따라 후강퉁 주식 잔액은 지난 6월 1조3000억원에서 9189억원으로 줄었다.

지난해 11월 후강퉁 거래가 시작된 이후 7개월만에 국내투자자들의 중국 주식 투자 금액(직접투자+랩어카운트+신탁 잔액)이 1조3000억원까지 급증했지만 6월 이후엔 급격히 자금이 빠져나갔다. 삼성증권과 유안타증권 등 중국 후강퉁 거래 규모가 큰 증권사들이 발빠르게 비중 축소에 나섰기 때문이다.


삼성증권은 지난 4월 상하이종합지수가 4000선을 돌파하자 리서치센터 자산배분위원회에서 중국 증시에 대한 투자의견을 공식적으로 '비중확대'에서 '중립'으로 바꿨고 상하이종합지수가 5000선을 넘어서자 고객들에게 과열에 대한 우려를 전하며 중국 주식 비중 축소를 권고하기 시작했다.

한 삼성증권 PB(프라이빗뱅커)는 "지난 6월 중순엔 고객들에게 중국 주식, 펀드, 랩 등 중국과 관련한 모든 자산 비중을 축소하라고 권고했다"며 "현재는 중국 시장에 대한 장기적인 전망을 가지고 투자한 일부 고객을 제외하면 대부분 중국 주식을 정리한 상태"라고 말했다.

유안타증권, 한국투자증권 등도 상하이종합지수가 5000선을 넘어서면서 중국 주식 비중을 줄이며 일부 수익을 실현하고 저점에서 재진입하는 전략을 취했다.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대부분 후강퉁 관련 랩 어카운트를 통해 중국 주식에 투자한 상태여서 랩 자체 내 현금 비중을 크게 늘린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중국 상하이종합지수가 3000선까지 붕괴될 만큼 급락하면서 증권가 희비가 다소 엇갈리고 있다. 유안타증권은 상하이종합지수가 3500선을 하회하자 지수가 적정 수준 밑으로 떨어졌다며 중국 시장 비중확대를 권고하고 나섰다. 특히 서명석 유안타증권 사장이 직접 나서 "장기적으로 6100선을 돌파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삼성증권은 여전히 보수적인 대응을 유지하고 있다. 지수 수준은 과매도권에 진입했지만 여전히 신용 레버리지 위험이 남아있는데다 실물지표 개선 등 펀더멘탈 개선이 확인되기 전까지는 심리적인 위축이 지속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전종규 삼성증권 연구원은 "상하이종합지수가 적정 수준으로 평가받는 3500-3800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과도한 변동성이 축소돼야 하고 실물지표 개선이 좀 더 필요하다"며 "오는 10월을 전후한 소비지표 개선과 정책 이벤트가 매우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인민은행이 전날 기준금리와 은행 지급준율을 동시에 인하하는 등 부양책을 내놓은데 대해서는 증권가에서 긍정적으로 평가가 나왔다. 최설화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수가 단기 폭락해 밸류에이션 부담이 줄어든 상태에서 나온 이번 기준금리 인하, 지준율 인하는 시장을 다소 진정시키는 효과를 낼 것"이라며 "다만 중장기 상승 추세가 살아나려면 펀더멘탈 개선이 나타나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