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신형투싼·K5 내달 中 동시출격 "위기 정면돌파"

머니투데이

장시복 기자

현대기아차가 다음 달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에서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와 세단을 동시에 출격시킨다. 경기 침체와 증시 폭락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중국 시장을 신차 효과로 정면 돌파하겠다는 전략이다.

30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다음달 5일 중국 쓰촨성에서 열리는 청두모터쇼에 신형 투싼을 현지 시장에서 처음 공개하며 곧바로 판매에 돌입할 예정이다. 기아차도 지난 7월 국내에 출시한 중형세단 신형K5를 다음 달 중국에 내놓는다.

두 차량 모두 당초 10월 중국에 출시될 것으로 예정됐지만 한 달씩 앞당긴 것이다. 또 연말 LF쏘나타 하이브리드에 이어 내년 초 신형 스포티지도 선보이며 SUV 라인업을 강화할 예정이다.

현재 중국 시장은 녹록지 않은 모습이다. 최근 경기 불황에 증시 쇼크까지 이어지면서 시장이 얼어붙은 데다 중국 현지 업체들의 저가 파상 공세로 판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다.

현대기아차의 중국 시장 내 합산 점유율은 지난 4월까지만 해도 10%대를 웃돌았지만 지난 6월 7.3%까지 추락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소비자들의 가처분소득이 줄면 자동차 구입을 미루거나 상대적으로 가격이 싼 중국 로컬 브랜드 쪽으로 수요가 이동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현대차 경영진은 방어보다는 적극적인 선제공격으로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신형투싼과 신형K5를 중국 시장 위기 극복을 위한 '첨병'으로 앞세운 셈이다. 특히 현대기아차는 지난달 구형 모델 할인 판매로 살아난 판매 호조 분위기를 신차 출시 효과로 이어지게 하겠다는 복안이다.

현대기아차는 지난달 중국 첫 진출(2002년) 이후 사상 최대 규모의 가격 할인을 단행했다. 주로 중국 고객들의 선호도가 높은 SUV 모델 위주로 할인이 이뤄졌다. 둥펑위에다기아(기아차 중국 합자법인)의 경우 지난달 중국에서 중형 SUV인 스파오(구형 스포티지)의 가격을 일괄적으로 5만위안(약 914만원)이나 낮췄다.

더욱이 오는 9~10월에는 중국의 최대 명절인 중추절(9월 26일)과 국경절(10월 1~7일)을 앞두고 있어 소비 수요가 확대될 수 있는 점도 호재다. 구형 모델 할인에 이어 신차 효과, 여기에 명절 특수가 더해지면 중국 시장 점유율이 10%대로 다시 회복할 수 있을 것이란 게 업계 관측이다.

최근 '중국통'들을 전면에 배치한 인사를 단행하면서 앞으로 중국 시장 공략도 한층 힘을 받게 될 것으로 점쳐진다. 현대기아차는 지난 18일 화교 출신인 담도굉 중국 사천현대기차 판매담당 부사장(56)을 현대차 중국전략담당으로 전격 임명했다. 또 이병호 현대위아 공작·기계·차량부품사업 담당 부사장(59)은 북경현대기차 총경리로, 김견 기아자동차 기획실장(부사장·53))은 동풍열달기아 총경리로 각각 선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