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차기 iOS에 광고차단 허용…구글과 갈등 깊어지나

애플이 9월 출시되는 차기 모바일 운영체제(iOS)에 광고차단 기능을 탑재하면서 관련업체들, 특히 경쟁사인 구글과의 갈등이 예고된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차기 운영체제인 'iOS9'에는 애플의 웹브라우저 '사파리'에 광고가 뜨지 않도록 하는 어플리케이션(앱)을 설치할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이 추가된다. 광고 차단이 가능해지면 이 애플 기기를 이용하는 사람들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광고가 사라지면 그만큼 속도가 빨라지기 때문이다.


반면 광고 수익자들에게는 악재다. 광고 노출이 줄어들면 매출 또한 당연히 감소한다. WSJ는 이로 인해 연간 700억달러에 이르는 모바일마케팅산업이 위협 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인터넷 광고매출이 세계 최대인 구글의 타격이 가장 심각할 수밖에 없어 양사의 갈등은 더 깊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팀 쿡 애플 CEO(최고경영자)는 작년부터 구글 등 기업들의 유저 데이터수집에 대해 비판을 계속해왔다. 데이터수집으로 구글은 유저들에게 맞춘 광고를 내놓는다. 특정 상품을 검색했을 경우 관련 광고를 띄우는 식이다. 지난 6월 쿡 CEO는 "일부 유명 IT기업이 사용자들을 안심시켜 개인정보를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며 "고객이 아닌 제품이 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웰스 파고의 피터 스테이블러 연구원은 "이번 행보는 두 기업간의 몸싸움의 일부"라며 "애플이 구글의 발목에 또다른 화살을 쐈다"고 표현했다.

광고차단 사용자는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8월 페이지페어와 어도비시스템스가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인터넷 사용자 중 6%가 광고차단 기능을 사용하고 있다. 6월 기준으로 차단 기능 사용자는 전년대비 40% 증가한 1억9800만명으로 집계됐다. 이와 관련해 스테이블러 연구원은 "인터넷 광고지출은 내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125억달러가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애플이 광고차단앱을 직접 공급하는 것은 아니다. 대신 외부 개발자들이 iOS9내에서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도록 허용한다. 사용자가 직접 광고차단 앱을 찾아 설치해야 한다는 의미다. 광고뿐만 아니라 이미지나 웹페이지의 다른 부분을 불러오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점에서 애플은 이들 앱을 '콘텐츠 블로킹(content blocking)'이라고 부른다.

다만 애플은 앱에 포함된 광고차단은 허용치 않는다. 앱 안에 있는 광고는 브라우저 광고와는 달리 iOS 성능을 저하시키지 않기 때문이다. 앱 수익의 30%가 애플에게 돌아간다는 점에서 이 같은 구분은 애플의 수익 창출에도 기여한다고 WSJ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