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감도서관까지 민영화 안돼" VS "소상공인에 넘겨야"

(서울=뉴스1) 장우성 기자 =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이 2일 지방공기업인 서울 구로구 시설관리공단에서 운영하고 있는 꿈나무 장난감나라'를 방문, 장난감 대여사업이 지방공기업 사업으로 적정한지를 주제로 시민, 민간사업자, 전문가 등과 현장 토론회를 하고 있다.(행정자치부 제공)© News1

서울시 구로구는 구민들이 연회비 1만원에 회원으로 가입하면 무료로 어린이 장난감을 대여해주고 아동발달 프로그램을 교육하는 '구로 꿈나무 장난감 나라'를 2곳 운영하고 있다. 구로구가 구로구시설관리공단에 맡겨 국내 지자체 중 처음으로 운영한 이 '장난감 도서관'은 이제 전국 180여곳으로 늘어날 정도로 반응이 좋다.


'꿈나무 장난감 나라'가 지자체가 운영하기 적당한 사업이냐는 논란은 행정자치부의 '지방공기업 개혁'에 따라 공론화됐다. 행자부는 공공성은 적고 민간경제를 위축시키는 지방공기업의 사업은 대폭 감축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143개 전 지방공사·공단을 대상으로 사업 전수조사를 해 타당성을 검토하는 '시장성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민간전문가 9명으로 구성된 위원회를 통해서다.

2일 행자부 주최로 구로구 개봉동 '구로 꿈나무 장난감 나라' 2호점에서 열린 현장토론회는 공공성과 시장성을 놓고 전문가·언론인 등 패널들 사이에 팽팽한 시각 차이를 보였다.

공공성을 지지하는 쪽은 장난감도서관이 대여업이 아니라 공교육의 하나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성 구로구청장은 "공공장난감도서관은 영국, 일본 등 선진국에는 1000개가 넘고 전세계적으로 61개국에서 운영할 정도로 널리 보급됐다. 국내 연구결과, 우리나라는 아직도 부족하다는 게 결론"이라며 "대여업체가 아닌 교육기관이며 유네스코가 권장하는 대표적인 공공서비스"라고 밝혔다.


25개월된 아이와 함께 장난감 도서관을 이용하고 있다는 구민 신혜정씨는 "비싼 키즈카페에 비해 경제적이고 집 가까이서 아이 연령에 맞게 노는 법도 배울 수 있다"며 "이런 서비스까지 민영화되면 엄마 입장에서는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강국진 서울신문 기자는 "장난감도서관이 민간영역을 침해한다는 주장이 와닿지 않는다. 그렇다면 국내 어린이집 중 민간이 95%를 차지하는데 국공립어린이집은 왜 확충하는가"라며 "정부가 나서 공공성을 확장하는데 발목을 잡는다는 부적절한 오해를 살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폐업률이 높은 소상공인이 진출할 수 있도록 지방공기업의 사업영역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의견도 강했다.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장은 "장난감도서관은 교육기관으로서 충실한 기능을 하고 장난감 대여는 민간에 맡기는 것이 어떤가"라며 "맞벌이 부부는 이용하기 어렵고 고급장난감을 원하는 수요도 있으니 소상공인 시장이 발전하도록 도와주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임미영 행자부 지방공기업정책자문위원(회계사)은 "시장에서 우월적 지위를 차지할 수 있는 지방공기업이 맡는 사업이 늘 수록 민간경제가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며 "민간경제의 마중물 역할을 하면서 생태계가 조성되면 민간에 이양해야할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정종섭 행자부 장관은 "시장성이 높은 업종은 대기업이 진출해 있어 작은 자본으로 소상공인이 할 수 있는 분야가 마땅치 않다"며 "지방공기업이 벌이는 사업 중 민간과 공공 영역의 선을 정부가 일방적으로 긋기보다 관계자들의 논의를 통해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행자부는 이달말까지 지방공기업 사업 시장성 테스트를 끝내고 민간에 이양할 사업을 결정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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