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득 前의원 14시간 조사후 귀가…"오해없게 해명했다"

(서울=뉴스1) 성도현 기자 =

이상득 새누리당 전 의원이 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친형인 이 전 의원은 포스코 계열사로부터 불법자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2015.10.5/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포스코그룹 비리에 연루된 혐의로 검찰에 출석한 이명박 전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80) 전 새누리당 의원이 6일 14시간쯤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이 전 의원은 전날 오전 10시20분쯤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해 이날 오전 0시33분까지 조사를 받고 검찰청사를 빠져나왔다. 이 전 의원은 이날 조사를 마치고 나서도 2시간이 넘게 꼼꼼히 조서를 열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의원은 "여기 왜 온지 모르겠다고 하셨는데 이제 좀 알게 되셨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조금 피곤하지만 여러가지를 열심히 분명히 밝혔다"고 말했다.

"정준양 전 회장 선임에 직접 관여한 게 맞느냐"는 질문에는 "안 했다"고 짧게 답했다. 비자금 조성에 관여한 혐의에 대해서는 "어느 회사에 비자금이 있다는 것이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이 전 의원은 "오해가 없도록 잘 해명하고 간다"고 말을 마친 뒤 준비된 검은색 에쿠스 차량을 타고 귀가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조상준)는 지난 3월 포스코 비리 수사에 착수한 지 7개월여 만인 이날 이 전 의원을 소환해 정준양(67) 전 포스코 그룹 회장 선임 과정 개입 의혹과 협력업체 뒷돈 수수 경위와 사용처 등을 추궁했다.

이 전 의원은 정 전 회장 재임시절 자신의 측근이 운영하는 티엠테크 등 포스코 협력업체 3곳의 일감 수주를 돕고 업체 수익을 지역구 활동 비용 등 명목으로 거둬들인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 업체를 운영했던 이 전 의원의 측근들이 조성한 비자금 30억여원 가운데 상당 액수가 이 전 의원에게 흘러간 것으로 검찰은 파악하고 있다.

검찰은 이날 조사에서 포스코와 협력업체 사이 거래를 통해 이 전 의원에게 전달된 비자금의 성격을 밝히는 데 집중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 전 의원이 2009년 정 전 회장이 포스코 회장으로 선임될 수 있도록 직접적으로 개입하고, 중단됐던 포항 신제철공장 공사를 재개할 수 있도록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정 전 회장 선임과 재임 기간 민원 해결을 도와주는 대가로 이 전 의원이 정 전 회장과 함께 협력업체를 낀 금품 거래를 기획했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검찰은 조사 결과를 토대로 뒷돈의 대가성과 직무 관련성을 따져본 뒤 이 전 의원에게 정치자금법 위반 또는 뇌물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할 방침이다. 검찰이 이 전 의원을 재소환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 전 의원은 검찰에 출석하며 취재진에게 "내가 여기(검찰청) 왜 와야 하는지 명확한 이유를 모르고 왔다"며 관련 혐의에 대해서도 부인했다.

그러나 검찰은 "이 전 의원이 정 전 회장 선임 과정에 굉장히 직접적으로 관여한 것으로 보인다"며 "혐의는 거의 입증돼 있다"며 사법처리에 자신감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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