캣맘 엿먹이는 법? 사회 곳곳에 '캣맘 혐오증'

머니투데이

이보라 기자

/사진제공=뉴시스, 용인서부경찰서

경찰이 '용인 캣맘 사건'을 캣맘과 고양이를 싫어하는 사람의 소행으로 보는 것은 사회 곳곳에 '캣맘 혐오증'이 존재하고 있어서다.

12일 포털 사이트에 '캣맘'이란 단어를 검색한 결과 캣맘을 혐오하는 사람들이 쓴 글들이 나왔다. 지난 3월29일에는 '캣맘 엿 먹이는 방법'이라는 제목으로 길고양이를 기르는 캣맘에게 어떻게 하면 피해를 끼칠 수 있는지를 묻는 글이 게재됐다.

해당 글에서는 "저희 동네에 도둑고양이들이 많아서 밤마다 울어제끼는데 되게 거슬린다. 또 제가 주택에 사는데 음식물쓰레기 내놓으면 막 뜯어놓고 그런다. 밤에 집에 올 때 대문 열었는데 도둑고양이가 튀어나오면 놀란다"며 "누군진 모르지만 캣맘이 대야에 사료랑 물을 담아놨다. 이 캣맘 엿먹이는법 없냐"고 돼있다.

이처럼 온라인 상에서는 캣맘이 고양이를 돌보는 것을 어떻게 막고 처벌하냐는 글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이런 글들에 한 누리꾼은 "캣맘 말 듣지 말라. 사람 잘 없고 고양이 다니는 길에 참치캔에 기름버리고 부동액 넣어주면 된다"며 고양이를 죽이는 법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캣맘들이 고양이 죽인 거 가지고 고소한다 뭐라 하면 꼭 '고양이에 대해 책임을 진다'라는 말을 유도하고 녹취하고 녹음파일 가지고 파손값 소송 내라"고 답했다.

또 다른 누리꾼도 '캣맘 혐오성' 글들에 대해 "공장에서 치킨 같은 거 먹으면 닭다리뼈도 고양이 다닌 곳에 모아두라. 닭의 뼈는 세로로 쉽게 갈라져 동물들이 먹으면 내장을 다 찢을 수 있다고 한다"며 "양심의 가책 전혀 가질 필요가 없다. 길고양이는 생태계의 일원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이처럼 일부 사람들이 가진 캣맘과 고양이에 대한 혐오 감정이 최근 일어난 '용인 캣맘 사건'을 일으킨 것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8일 오후 4시35분쯤 용인 수지구의 18층짜리 아파트 화단에서 길고양이의 집을 만들던 박모씨(55·여)와 또 다른 박모씨(29)가 아파트 위쪽에서 떨어진 회색 시멘트 벽돌에 머리를 맞았다.

박씨는 이 벽돌에 맞아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치료 중에 숨졌다. 다른 박씨도 숨진 박씨의 머리를 맞아 튕긴 벽돌에 머리를 맞고 쓰러져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용의자에 대한 제보 전단을 붙이며 공개 수사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