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통해 드러난 한 공기업의 '민낯'

유창근 인천항만공사 사장/사진제공=인천항만공사

“사장에게 억대의 성과급을 지급하면서 무기계약직과 비정규직의 육아휴직비 등 복리후생비는 감축하고….”

19대 국회의 마지막 국정감사에서 국회의원들이 지적한 전국 항만공사들의 부실 경영은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었다. 이 가운데에서도 특히 인천항만공사의 경우 방만한 경영 실태, 도덕적 해이, 허술한 항만관리, 안전불감증 등 경영 전반에 걸쳐 숱한 문제점이 노출돼 특단의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빚 6326억원, ‘능력 없는 사장은 억대 성과급’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 새정치민주연합 황주홍 의원이 최근 인천항만공사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인천항만공사는 2005년 설립년도 말 부채 38억원, 부채비율 0.19%였으나 지난 8월 현재 부채 6326억원, 부채비율 29.6%로 설립 당시보다 166.5배 급증했다. 이런데도 경영을 책임진 인천항만공사 사장은 성과급으로 1억4400만원을 챙겼다.

◇홍보성 이벤트 혈세만 펑펑…비정규직 복지비용은 감축


인천항만공사는 최근 3년간 예산 2억5500만원을 들여 18건의 포트세일을 진행했다. 하지만 계약은 단 1건에 불과해 혈세만 낭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사는 그러면서 예산이 없다는 이유로 정규직보다 무기계약직과 비정규직에 대한 복리후생비를 더 감축했다.

실제 인천항만공사의 경우 전년대비 2014년 무기계약직 복리후생비 1인당 평균 감축비율은 34.2%로 정규직의 감축비율 11.1%를 3배 상회해 기관 전체의 감축비율인 14.6% 보다 월등히 높았다. 또 비정규직의 1인당 평균 감축비율도 15.1%로 정규직과 기관전체를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새정치민주연합 유성엽 의원은 “인천항만공사의 경우 급여적 성격이 강한 육아휴직비 등을 감축하면서 무기계약직이 큰 타격을 받고 있다”고 꼬집었다.

◇산업재해 4년간 147명 죽거나 다쳐

인천항만공사에서 최근 4년간 근로자 147명이 목숨을 잃거나 다쳤다. 우리나라의 산업재해율이 1% 미만을 기록하고 있는 것과 달리 인천항만공사의 경우 산업재해율이 3%에 달하고 타 항만공사(평균 1% 내외)는 물론이고 건설업(0.74%), 제조업(0.97%) 등에 비해서도 월등히 높았다.

허술한 항만관리에 따른 보안사고도 문제다. 인천항만공사에서 2010년부터 2014년까지 관세법위반 등 966건의 보안사고가 발생했으며 올 들어서만 176건에 이른다. 연도별로는 2010년 87건을 시작으로 2011년 210건, 2012년 223건, 2013년 173건, 2014년 273건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2010년 대비 213% 증가한 수치다.

새정치민주연합 박민수 의원은 “보안사고 급증은 국가중요시설이 허술하게 관리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경실련 김송원 사무처장은 “인천항만공사의 도덕적 해이가 도를 넘어 선 만큼 공사와 경영책임자, 직원 등에 대해 상응하는 처벌이 있어야 하는 등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며“특히 능력이 부족한 경영책임자가 억대의 성과급을 챙겨가는 것은 염치가 없어도 너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