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스러운 스타일링이 가능한 포마드

물만 닿아도 머리에서 사라진다.머리를 감는다. 그리고 또 감는다. 머리에 왁스를 바르면 한 번으로 끝나지 않는다. 두 번 이상 샴푸해야 잔여물 없이 개운한 느낌이다. 샴푸와 물의 과소비이자 허리를 혹사하는 행동이다. 가장 대중적인 남자 헤어 스타일링 제품인 왁스는 세팅력에 비례하는 샴푸 횟수로 인해 진이 빠진다. 불친절한 왁스에 지쳐가는 심신은 포마드로 달래보라고 권한다.
왁스와 포마드의 가장 큰 차이점은 텍스처의 특성이다. 대체로 왁스는 지용성, 포마드는 수용성이다. 따라서 왁스와 달리 포마드는 물로 헹구기만 해도 제거가 가능해 여러 번 샴푸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없다. 본래 포마드는 머리카락에 윤기를 부여해 건강하고 반들반들해 보이는 효과를 낸다. 또한 잘 마르지 않고 촉촉함을 유지하므로 아프리카인의 경우 곱슬머리가 건조해지지 않도록 사용하곤 했다. 최근에는 촉촉한 대신 머머리카락이 쉽게 흐트러뜨리던 포마드에 고정력을 더해 스타일링이 오래 지속되는 제품도 출시됐다. 수용성 포마드의 단점은 습도가 높은 여름이나 비가 올 때는 스타일링이 망가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이때는 스프레이를 조금 뿌려주면 보완이 가능하다. 포마드는 곱게 빗어 넘긴 머리에도 좋지만 자연스럽게 흐트러진 머리에도 부분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포마드 활용 능력을 더욱 향상시킬 수 있도록 1세대 바버인 예원상에게 물었다.
BARBER’S TALK
L’officiel Hommes(이하 LH) 왜 포마드를 사용하는가? 예원상 패션에도 트렌드가 있듯이 헤어 스타일링 제품도 시대적 흐름을 따른다. 1980년대에는 과장되고 볼륨 있는 웨이브를 연출하기 위해 무스가 등장했다. 그 후 고정력이 강한 제품의 수요가 늘어나자 헤어 젤이 나왔고1990년대를 대표하는 왁스도 한 자리를 차지했다. 하지만 요즘의 트렌드는 수용성 포마드다. 최근에는 남자들도 탈모에 민감하므로 두피에 부담을 덜 주는 수용성 포마드가 더 사랑받는 것 같다. 사실 아무리 좋은 제품이라도 샴푸 후 이물감이 느껴지거나 무언가 찝찝하면 자주 쓰기가 망설여진다. 특히 탈모 고민이 시작되는 30대 이상의 남자들은 스타일링 후 손을 씻을 때 잔여물이 남으면 다시 쓰기를 꺼리게 된다.

LH 머릿기름으로 인식되던 포마드, 요즘도 그러한가? 예원상 포마드의 약점인 고정력을 보완해 왁스처럼 스타일링이 가능하도록 만든 제품이 많다. 제품마다 고정력의 강도가 다르니 취향에 따라 선택하면 된다.

LH 포마드를 바를 때 어떤 스타일링을 선호하는가? 예원상 너무 부담스러울 정도로 매끈하게 넘긴 헤어스타일보다 자연스럽게 흐트러뜨린 스타일을 선호한다. 가르마를 타서 넘기더라도 머리카락 한 올 삐져나오지 않도록 완벽하게 손질하지 말고 손으로 대충 쓸어 올려 자연스러운 손 빗질 자국을 내는 것이 좋다.


LH 포마드 스타일링은 머리를 넘겨 이마를 드러내는 슬링백 타입이 많다. 슬링백이 두려워 포마드 사용을 주저하는 독자들에게 다른 헤어 스타일링을 추천해달라. 예원상 바버숍을 찾는 남자들에게 플랫 톱 스타일을 많이 제안한다. 윗머리를 자연스럽게 앞으로 쏠리게 해 플랫한 라인을 만들고 앞머리만 정돈해 넘기는 스타일이다. 플랫 톱 스타일은 캐주얼한 옷차림에도 적당히 차려입은 듯한 느낌을 주는 것이 장점이다. 과도하게 빗어 넘긴 포마드 스타일링은 완벽하지 않으면 오히려 단점이 돋보이는 역효과를 낼 수도 있다.

LH 포마드에 대해 덧붙이고 싶은 말은? 예원상 포마드라 하면 왠지 2:8 가르마로 깨끗하게 넘긴 헤어스타일에만 사용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왁스에서 좀 더 진화된 제품으로 보면 된다. 스타일링에 따라 여자들도 쓸 수 있으니 널리 포마드를 알려 인간에게 이롭게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