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첩약 300만원까지 보장하는 한방보험 나온다

현대라이프생명이 보험업계 최초로 한방치료를 보장하는 보험상품을 내년 1월 출시한다. 이 상품은 암·뇌출혈·급성심근경색증 환자가 한방치료를 받으면 첩약의 경우 최대 300만원까지 보장한다. 보장 횟수와 보험금 지급액 한도가 정해진 정액형 상품이다.

보험사들은 그동안 통계 부족과 오류 때문에 한방보험 개발에 난색을 표했다. 양방 치료를 받은 환자에게 한방 치료를 보장하는 '역발상'으로 '통계 부족'을 피해갈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현대라이프와 유사한 한방보험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1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대라이프는 업계 최초로 한방 치료를 보장하는 상품개발을 완료하고 지난 8일 금융감독원에 '성인병에 대해 양한방협진 보장' 상품 신고서 제출을 마쳤다.

이 상품은 대표적인 중증질환인 암, 뇌출혈, 급성심근경색증 발병 시 진단 보험금을 주고 추가로 한의학의 첩약, 약침, 물리치료에 대해서도 보험금을 지급한다. 양방치료와 한방치료를 함께하는 환자가 혜택을 볼 수 있다.

보험금 지급 한도와 보장 횟수는 제한된다. 예컨대 첩약의 경우 1회당 100만원 씩 최고 300만원까지만 지급된다. 약침은 5회로 제한됐으며, 회당 10만원 한도다. 추나(인체의 비뚤어진 뼈나 관절, 근육을 손으로 밀고 당겨 정상 위치로 돌려놓는 치료법)는 회당 3만원까지 보장해 준다.


한방 치료비는 병·의원별로 천차만별인데 약침은 5000원~30만원까지 가격편차가 있고, 추나는 2만원~7만원 수준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실제 들어가는 한방 치료비나 첩약 비용을 감안 할 때 적당한 보장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보험료(20년만기·전기납·순수보장형 기준)는 30~40대가 가입하면 월 2만원~4만원대가 될 전망이다.

금감원의 상품 심의가 끝나면 1개월 내에 상품이 출시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는 양방 뿐 아니라 한방에 대해서도 보험 보장이 가능해진다. 국민건강보험 진료비 54조5275억원 중 한의학은 현재 2조4005억원으로 4% 수준에 그쳤다.

한방치료 보장에 대한 수요가 높은데도 보험사들이 한방보험을 출시하지 못한 것은 통계 부족·오류 때문이었다. 잘못된 통계로 보험료를 책정했다가 자칫 보험금 지급액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어서다. 그런 의미에서 현대라이프생명이 '묘수'를 발휘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중증 질환 진단을 받은 환자가 확실한 '치료' 목적으로 한방보험 혜택을 받기 때문에 모럴 리스크가 없고, 보장 횟수와 금액이 정해져 있어 보험사도 리스크가 높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실제 이 보험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은 많지는 않을 것"이라며 "향후 특약형 한방보험이 나오면 보장 영역이 넓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보험업계와 한의업계는 이달 초 한방보험 출시를 위한 협약을 맺었다. KB손보, 라이나생명도 관련 상품 출시를 준비 중이다. 보험사들은 추나·약침을 보장하는 한방 특약 출시를 검토 중으로, 현대라이프를 시작으로 내년에 한방보험이 쏟아질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