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후원금' 통진당 이정희·김재연 불기소…실무자만 기소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뉴스1 © News1 변지은 인턴기자

옛 통합진보당의 불법 정치자금 조성 의혹을 수사한 검찰이 당 실무자들을 무더기로 재판에 넘겼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고발한 지 11개월 만이다.

다만 수사 대상에 올랐던 이정희 전 대표와 김재연 등 전 의원 6명, 당 최고위원 5명 등은 이번 기소대상에서 제외됐다.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부장검사 김신)는 8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박모씨 등 당 실무자 21명을 불구속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박씨 등은 2013~2014년 정당운영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일반인들로부터 5억5100만원을 기부받으면서 영수증을 교환하지 않는 등 혐의를 받고 있다.

시·도당이나 국회의원 후원회, 의원실은 노동조합과 같이 당원이 아닌 사람들로부터 자금을 기부받아 다시 중앙당에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 조사 결과 박씨 등은 영수증 미발행을 비롯해 ▲국회의원 후원회의 위임을 받지 않고 모금하거나 ▲후원회 회계책임자가 아닌 사람이 후원금을 수입·지출하고 ▲후원금을 전용하면서 모금 관련 서류를 변조하는 등 정치자금법에서 정한 절차를 위반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무자들과 달리 이 전 대표와 국회의원, 당 최고위원들은 이번 기소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 전 대표 등이 실무자들로 하여금 세부 절차에 관한 법을 위반하라고 지시했다는 진술이나 증거는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검찰은 이 전 대표 등이 각종 회의를 통해 정당운영자금 조성 사업을 추진하고 진행상황을 점검하는 등 불법 정당자금 조성 전반에 관여한 사실은 확인한 상태다.

검찰은 이 같은 행위가 정당 차원의 정치자금 모금을 금지한 정치자금법 제6조를 위반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헌법재판소에서 이 조항에 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만큼 국회의 개정을 기다렸다가 그 내용에 따라 처분한다는 방침이다.

헌재가 정한 개정시한은 2017년 6월30일까지다.

검찰 관계자는 "이번 기소는 절차 범죄 위반에 관한 것"이라며 "이 전 대표 등은 헌재의 결정을 존중하는 차원에서 (실무자들과) 함께 처리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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