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전면중단… 입주업체 배상·보상은 막막

(서울=뉴스1) 안대용 기자 =

11일 오후 개성공단 입주기업 차량이 개성공단에서 싣고온 물건들을 싣고 r경기도 파주 통일대교를 나서고 있다. 2016.2.11/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정부가 개성공단 가동 전면중단을 선언한지 이틀째인 11일 개성공단기업협회가 정부에 후속 대책과 보상을 요구하겠다고 나섰다. 하지만 입주기업들이 정부로부터 손해를 배상받거나 손실을 보상받는 것이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남북경제협력과 법제정비 등 북한 관련 업무 전문가인 A변호사는 "선례에 비춰볼 때 입주기업들이 배상이나 보상을 받는 데 어려움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개성공업지구에서 부동산 개발사업을 준비하던 한 업체는 지난 2010년 3월 발생한 천안함 침몰 사건으로 정부가 우리 기업의 개성공단 신규진출과 투자 확대를 허가하지 않는 '5·24조치'를 내리자 사업을 진행하지 못해 피해를 봤다며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이 업체는 1심과 2심에서 패소한 뒤 상고했지만 대법원은 지난해 6월 "천안함 사태에 대응해 정부가 '5·24조치'를 내린 것은 공무원의 직무상 법적 의무를 위반한 위법행위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 "업체가 입은 손실을 특별한 희생으로 보더라도 보상에 관한 근거 법률이 없는 이상 손실보상청구권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북한의 업체와 평양에 방직공장을 세우고 옷감을 생산·판매하는 사업을 하기로 하고 남북협력사업 승인을 받은 한 업체는 2008년 평양에 공장을 준공했다. 그런데 그해 7월 금강산에서 한국인 관광객 사망 사고가 일어나 남북관계가 악화되면서 방북 승인을 받지 못했고, 사업이 진행되지 못했다.


이 업체는 정부가 방북을 승인하지 않아 손실을 입었다며 소송을 냈지만, 법원은 "방북 불승인은 고도의 정치적 판단에 따른 재량행위여서 위법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A변호사는 "국가로부터 배상을 받으려면 개성공단 가동을 전면중단한 정부의 조치가 불법행위로 인정돼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불법행위 인정의 요건이 되는 공무원의 고의나 과실을 인정받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손실보상 인정은 법적 근거가 있어야 하는데 남북관계 따른 경협 기업 피해에 대해 손실보상의 명확한 법적 근거가 없다"며 "손실보상도 사실상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개성공단 가동 전면중단은 과거의 사례와 달리 정부의 일방적 조치에서 비롯된 것이므로 정부가 입주기업들의 피해를 메우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A변호사는 "기업들의 잘못없이 재산권이 침해되고 있는 상황이 안타깝다"며 "정부의 개성공단 가동 전면중단의 법적 근거가 무엇이든 입주기업들의 피해를 보상하기 위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남북경협 전문가인 B변호사도 "정부를 믿고 개성공단에 진출한 기업들을 위해 정부가 노력해야 한다"며 "피해 보상은 물론 하루빨리 개성공단을 정상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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